▲ 최기혁 항공우주연 미래기반연구실장 |
달은 1969년 미국 NASA의 아폴로 11호가 착륙하여 사람의 발길이 닿았고 지금까지 여섯 번의 유인 달 탐사가 이뤄졌다. 인류는 왜 달 탐사를 시작했을까? 60~70년대의 달탐사는 과학적 목적 외에도 미국과 옛 소련의 체제 경쟁이 크게 작용했다. 자유진영의 대표인 미국과 사회주의 진영의 대표인 옛 소련이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하여 달탐사를 추진한 것이었다.
60~70년대 아폴로 계획에 사용된 비용은 3000억달러 정도로 미국전체 GDP의 3% 이상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시의 달탐사는 미국과 소련이 막대한 국가자원을 무제한 투입한 우주계획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규모의 달이나 행성탐사를 실행하는 것은 기술, 비용, 인력수급 등의 문제로 한 국가가 담당하기엔 어려워졌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미국을 비롯하여 중국, 인도, 일본이 다시 달탐사에 뛰어 들었다.
2004년 유럽 우주청 (ESA)은 SMART-1을 달 궤도에 진입시켰고, 2007년 일본은 가구야 위성을 달상공 100㎞의 궤도에 올려 2년동안 달지형, 구조, 성분, 중력을 조사했다.
중국은 2007년 창어 1호를 발사했고, 2008년엔 인도가 차드라얀-1호를 발사했다. 미국은 오바마 정부가 유인 달탐사계획을 취소했지만 무인탐사는 지속해 2009년 달 정찰위성 (LRO), 달의 분하구와 물 존재 여부를 관측하기 위한 LCROSS 위성을 발사했다. 그렇다면 우주선진국들은 왜 끊임 없이 달을 탐구하는 것일까? 첫 번째 목적은 우주기술의 고도화다. 대부분 국가들의 우주기술은 지구상공 1000㎞ 정도의 저궤도 위성으로 시작해, 3만6000㎞ 상공의 정지궤도를 거쳐 40만㎞ 밖에 있는 달로 우주선을 보낸다. 지구 정지궤도에서 10배나 멀리 있는 달에 가기 위해선 발사체, 위성체, 탑재체, 항법, 통신 등 모든 우주기술이 골고루 발전해야 하기 때문에 달 탐사를 통해 자국의 우주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다음은 자원과 에너지 획득이다. 지구에서는 자기장이 헬륨3를 차단해 지표에 쌓이지 않는데 달은 자기장이 거의 없어 표면 토양에 태양으로부터 45억년간 날아와 축적된 수백만t의 헬륨 3가 존재한다. 헬륨3는 방사능 공해가 없는 청정 핵융합 원료이며 핵융합 발전기술은 2050년께 실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헬륨3 1g은 석탄 40t의 에너지를 내며 헬륨3 1t은 유가를 배럴당 100달러로 가정했을 때 약 100억달러의 가치가 있다.
달에서 태양광 에너지 획득도 큰 가능성이 보인다. 달은 대기의 방해가 없기 때문에 지구의 10배에 달하는 태양광 에너지(1만3000 테라W)가 매일 내리쬔다. 이는 현재 지구인구의 130배인 6500억명이 매일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다음으로 우주과학과 지구과학의 전초기지 역할을 빼 놓을 수 없다. 달의 앞면은 24시간 지구를 바라보기 때문에 지구의 육지, 대기와 해양을 관찰할 수 있으며, 달의 뒷면은 24시간 지구를 등지고 있어 지구로부터 나오는 각종 전자기파가 완벽하게 차단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달 탐사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년간의 우주개발을 통해 기본 우주개발 실력을 갖췄다. 지난 시절 기술과 경제력이 부족해 부럽게만 바라보았던 아폴로 달 탐사, 국제우주정거장 등 선진국들의 우주개발이 이제는 우리에게도 현실화 되고 있다.
나로호 개발과 한국형발사체 개발을 통해 얻게 되는 우주발사체 기술과 아리랑 위성 시리즈 및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 위성 개발을 통해 쌓은 고도의 우주기술이 달 탐사를 위한 기반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 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2023년에 달궤도 탐사선, 2025년에 달 착륙선을 보낼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분명 달을 향한 도전은 쉬운 과제가 아니다.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달 탐사는 당장의 편익 보다 미래를 위한 기술이자 도전이다. 우리의 후손을 위해 지속 번영하는 인류를 위해 정부와 국민들의 지속적인 지원과 지지를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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