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돌팔이 의사 (1)

[법률이야기]김형태 변호사

▲ 김형태 변호사

'돌팔이'라는 수식어에 가장 많이 붙는 단어는 의사이다. 그만큼 세상에는 돌팔이에 관한 한 의사가 많다는 것이다. 돌팔이라는 의미는 '돌다+팔다'가 결합된 단어로서 '아는 것이나 실력이 부족해서 일정한 주거가 없이 떠돌아다니며 자신의 기술이나 물건을 파는 사람'을 말한다고 한다. 예전에는 의사나 의료시설이 부족하여 돌팔이 의사들이 횡행했으며 사실 그 당시에는 이러한 돌팔이 의사들에 의하여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이기도 했다. 장이 열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약장수들이 나타나 치료효과가 의심스러운 약을 팔았으며 돌팔이 의술에 의하여 병을 진단받기도 하고 멋모르고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말에 현혹되어 엉터리 약을 사기도 했던 것이다. 사실 민간요법이라고 하면서 검증되지도 않은 치료법에 의하여 사람들이 치료를 받다가 병이 더 악화되는 등 피해를 입은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지만 오늘날과 같이 의사나 의료시설이 넘쳐나는 시대에도 이러한 돌팔이 의사에 의한 치료행위는 계속되고 있다. 왜냐하면 아직도 인간의 병치료에 관한 한 현재의 의학기술로도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으며 엄청난 의료비용으로 인하여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치료행위이지만 의사들이 해야 할 의료행위인지 의심스러운 정도의 가벼운 치료행위도 있는데 의사만이 치료행위를 할 수 있다는 현행 의료법 하에서는 이 모든 행위들이 돌팔이들에 의한 치료행위가 되는 것이다.

사실 과학적으로는 검증되지 않아서 그렇지 실제 치료효과가 있는 민간요법도 있고 이러한 치료법에 의하여 치료를 한 경우에 이것이 자격있는 전문적인 의사들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 돌팔이(?)의사로서 의료법에 의하여 처벌해야 하는가라는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얼마 전 침술의 대가인 구당 김남수선생이 한의사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의료법에 의하여 처벌받은 사건도 이와 유사한 문제 중의 하나일 것이다. 현행 의료법 하에서는 의사자격이 없는 자에 의한 치료행위는 모두 '돌팔이'로서 무면허의료행위다. 이러한 문제는 침술뿐 아니라 요즈음 유행하는 척추교정술, 기(氣)에 의한 치료를 시행하는 기공술 그리고 마사지, 안마, 피부관리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치료행위나 치료유사행위들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여드름 치료나 작은 점 빼는 것까지 의료행위에 포함시키고 있으니 현행 의료법이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하여 얼마전 무면허의료행위에 대한 의료법 규정이 위헌인지 여부에 대하여 헌법재판소의 재판을 받게 된 적이 있다. 이 점에 대해 2010년 7월 29일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있었는데 헌법재판관 9명 중 5명이 위헌의견을 내었고 4명이 합헌의견을 내어 위 규정이 위헌이 되기 위한 의결정족수 3분의2에 1명이 부족함으로 인하여 안타깝게도(?) 위헌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던 것이다. (계속)

<대전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