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과실 숨기려 환자기록 조작의혹”

30대 입원 9일만에 돌연 사망… 유가족 “간호사 과실” 주장

순천향대 천안병원이 의료과실을 은폐하기 위해 환자의 의료기록을 임의로 훼손했다는 의혹이 가족들로부터 제기됐다.

17일 유가족들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5시 15분께 순천향대 천안병원에 입원한 석모(39)씨가 갑자기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6인실을 사용하는 석씨는 지난 4~5월 입원치료를 받다 호전돼 인근 요양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지난 6일 입원한 후 9일 만에 숨졌다.

석씨는 다리에 통증으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말초신경질환인 '길랑바레 증후군'을 앓고 있었다.

간호사 A씨는 간호일지에 석씨가 숨진 날인 14일 오전 2시 30분께 병실순회에서 수면 중이라고 적었고 같은 날 오전 4시 50분 맥박이 뛰지 않았다고 적었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A간호사가 아닌 B 간호사가 사망 전날인 13일 오후 11시께 병실순회에서 '복부팽창이 심하고 얼굴이 부어 있지만 수면을 격려했다'고 기록한 뒤 14일 오전 4시 50분께 '맥박이 뛰지 않았다'고 적은 간호기록지를 발견, 이의를 제기했다.

간호사가 다른데다 B간호사의 기록지를 뜯어내 석씨의 사망 전후 과실여부를 숨기려 했다는 게 유가족의 주장이다. 더욱이 병원 측의 최종기록지에 석씨의 사망일 오전 3시 30분 '신음을 내고 있지만 심한 통증은 없다'는 내용이 추가기재돼 간호사 과실 여부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유가족들은 “환자를 관찰할 의무가 있는 간호사들이 이를 무시한 채 조직적으로 기록지를 조작한 것 아니냐”며 “심장마비는 초기에 발견하면 살 수 있는데 이를 간과해 서류를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순천향대병원 관계자는 “B간호사가 메모한 것을 유족들이 오해한 것”이라며 “(장례비용을 감해주는 조건으로)유가족과 원만하게 잘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천안=김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