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건설실적 위조 '중형'

대전지법, 브로커 징역 5년 선고… 금품수수 건설협 직원도 2년 6월 건설업체 대표 등 8명은 집유… 18개사 764억 관급수주

●중도일보 집중보도

<속보>=본보가 집중보도 해 온 해외건설실적 위조사건과 관련, 사건 당사자들에게 중형이 선고됐다.<2009년 10월 29일자 8면 최초보도>

대전지방법형 제12형사부는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실적을 조작해 관급공사를 수주하도록 도운 혐의로 기소된 브로커 박모(53)씨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박씨로부터 돈을 받고 허위 실적을 인정해 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전 해외건설협회 직원 김모(44)씨에 대해서는 징역 2년 6월형이 선고됐다. 또 박씨로부터 넘겨받은 허위 해외건설실적을 이용, 정부 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관급공사를 낙찰 받은 건설업체 대표 장모(51)씨 등 8명에 대해서도 각각 징역 8개월에서 1년 6개월이 선고됐으나, 2년간 형 집행이 유예됐다.

앞서 경찰과 검찰은 브로커 박씨가 해외공사실적이 전무한 국내 업체들에게 사우디아라비아 공사 실적을 위조해 주고 해외건설협회로부터 이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도운 정황을 밝혀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박씨는 국내업체가 시공하지 않은 공사의 사진과 도면을 위조하고 수표를 복사해 허위 서류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었다.

박씨는 이같은 수법으로 3885억원의 해외건설실적을 허위 신고했으며, 이를 양도하는 대가로 60억원 이상을 받아 챙겼다.

함께 기소된 김씨는 당시 해외건설협회에 근무하면서 박씨로부터 2억 5000만원을 받고 서류 조작 사실을 눈감아 줬다 실형을 선고 받았다. 또 건설회사 대표 장씨 등은 브로커 박씨에게 일정 대가를 주고 건네받은 허위 건설실적을 협회에 신고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모두 18개 건설사가 총 764억원 규모의 관급공사를 수주했다. 대전시 건설관리본부와 하천관리사업소 및 대덕구, 충남도 종합건설사업소, 대전지방국토관리청 등 여러 기관이 이들의 범행에 피해를 당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박씨는 국내업체에 해외건설실적을 허위로 신고하도록 해주며 상당한 이득을 취득했다”며 “해외건설실적 조작행위를 전문으로 하는 브로커로 사건 주범인 점을 고려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이종섭·조성수 기자 joseong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