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보육 대란은 전면 시행으로 대상이 확대되면서 지방정부가 추가 예산 마련에 쩔쩔맬 때부터 예견돼 왔다. 전국 시ㆍ도지사협의회는 추가 지방재정 부담분을 추경에 반영하지 않겠다고 결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다. 대전과 충남은 협의회의 방침대로 보육비 예산을 추경에 편성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충남은 7월, 대전은 8월이면 보육비 지원이 끊길 판국이다. 무상보육 대란이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정부는 총리실 산하의 태스크포스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을 여유가 없다. 대전만 해도 4만5000명의 아이들과 그 부모들은 대책이 나오기를 바라보고 있다. 일차적으로 국고 지원 등 긴급 처방으로 대란을 막고, 지방정부의 분담 비율을 조정하는 등 정책 전반을 재검토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 내년 예산에서 갚아줄 테니 올해에 한해서 부족분을 지방정부가 빚을 내서 쓰라는 등, 뭔가 대책이 조속히 나와야 한다.
근본적으로 무상보육 같은 보편적 복지의 책임은 수요 예측을 잘못한 중앙정부가 져야 한다. 지난 2005년부터 복지사업의 지방 이양을 추진하면서 재정 부담의 일정 부분을 지방정부가 지도록 했지만, 지방정부의 열악한 재정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방식이다. 정부는 복지지출에 대한 분담기준과 원칙을 조정하고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 완화, 복지사업 전액 국비 전환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
영유아 보육사업과 같은 복지 서비스는 일단 시작하면 중단하기 어렵다. 당장은 영ㆍ유아 가정이 낭패를 보지 않도록 막는 것이 급하다. 무엇보다 국비 추가 지원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지방정부가 재원 부담을 더 늘리는 데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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