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지역 특성을 고려했지만 각기 입장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여수ㆍ순천ㆍ광양 지역처럼 자발적으로 통합 논의가 무르익은 곳도 있다. 도청 이전 예정 지역과는 달리 이미 도청 이전을 완료하고 6번째 통합 건의를 한 무안반도 통합은 제외됐다. 경북도청 이전지인 안동ㆍ예천과 함께 선정됐지만 비교적 준비가 덜 된 홍성ㆍ예산이 문제다.
미건의 지역이면서 특례 조항으로 포함된 청주와 청원은 최근의 긍정적인 기류를 타면 자연스럽게 성사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정서가 비슷한 데다 인접 천안시의 발전, 세종시 출범에 따른 위기감도 통합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문제는 과소지역이면서 이견이 첨예한 지역이다. 이 경우, 작은 지자체를 배려하는 게 통합 가능성 면에서 유리할 것 같다.
도시 간 통합이라고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창원, 마산, 진해 통합이 빛 좋은 개살구였다는 부정적인 여론도 차단해야 할 숙제다. 통합 자체의 성패가 아닌 통합 후의 시너지에 대한 철저한 검증 없이는 부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주민 입장에서는 행정 효율성보다 지역발전과 주민 복지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의 기준은 중요하다. 득보다 실이 크다고 판단되면 지역 역사와 전통을 고수하는 방향을 더 선호하게 마련이다.
지방행정체제 개편추진위원회가 내세우는 통합의 명분에는 주민생활 편익 증진, 행정 효율성 확보, 미래 성장기반 구축이 있다. 그렇더라도 해당 지역주민의 자기결정권은 존중받아야 할 가치다. 앞으로 1년여에 걸친 논의와 의견 수렴 작업이 중시되는 이유다. 민주적인 절차에 소홀하는 것도 통합 후 후유증의 씨앗이 된다. 대상지역인 16개 지역 36개 시ㆍ군ㆍ구 모두 마찬가지다.
만일 어느 일방이 경제력과 인구, 인지도만 앞세워 갈등의 본질을 무시하고 강행하듯 밀어붙인다면 졸속으로 끝날 수 있다. 예산지역처럼 회의적인 의견이 지배적이거나 특례로 인정된 지역은 통합 절차를 밟기 전에 주민 설득 과정과 의견 수렴 절차가 보다 더 요구된다. 잘못 추진되면 2014년 6월 제6대 지방선거를 앞두고 거센 진통을 피하지 못한다. 쟁점화 과정에서 지역 경쟁력 제고 여부도 다시 한 번 심도 있게 걸러져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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