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중단으로 지역 환자들이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하는 등 불편함이 예상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수술 중단 분위기가 이어지는 만큼 이번에는 대전에서도 종합병원을 제외한 동네 의원과 병원 등의 동참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와 외과개원의협의회, 이비인후과의사회, 안과의사회 회장단은 긴급 간담회를 열고 다음달 1일부터 1주일간 진료를 거부하기로 합의했다.
중앙회의 방침에 따라 지역의 병ㆍ의원들도 동참 의사를 밝히고 있어 의료 대란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의무 포괄 수가제가 적용되는 분야는 산부인과의 제왕절개ㆍ자궁제거, 외과는 맹장ㆍ탈장ㆍ치질, 이비인후과는 편도선 수술, 안과는 백내장 등 7개 수술이 해당된다. 제왕절개나 맹장 등 응급 수술에 대해서는 그대로 진료를 진행할 방침이다.
포괄수가제는 정해진 액수에 맞춰 진료를 하도록 하는 제도로 의사들은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치료법이나 기구를 쓸 수 없는 것은 의료의 질을 저하시킨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역의 의사들도 상당수 포괄수가제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이번 대한의사회의 조치에 동참할 방침을 시사했다.
대전시 의사회 황인방 회장은 “대한의사협회에서 이같이 결정했으며, 지역은 회원들의 자율에 맡길 예정이지만 분위기는 상당수 의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A 외과 의사는 “포괄수가제라는 제도 자체가 국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시행하는 것인 만큼 위험한 발상”이라며 “본질은 포괄수가제인데 진료 거부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시민사회단체들은 수술을 거부하면 고발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민주노총 등 6개 시민사회단체는 “개원의들의 수술 거부는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며 “다음 주 의사단체들이 수술 거부를 공식화하면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이광진 대전경제정의실천연합 사무처장은 “의사협회는 수익 감소를 우려해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며 “환자를 볼모로 자신들의 이익을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3일 오후 원광대학교치과병원에서 지역의 병의원들을 대상으로 포괄수과제 설명회를 열고, 지역 의사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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