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일규 대전둔산초교장, 前충남서예가협회장 |
장자는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로 성은 장(莊), 이름은 주(周)다.
전쟁이 끊이지 않는 불안한 시대를 살았던 그는 인간의 참 자유가 무엇인지를 사유(思惟)하게 되었고, 그 자유를 추구하는 일에 평생을 바쳤다. 그 결과 물(物)의 시비(是非)ㆍ선악(善惡)ㆍ미추(美醜)ㆍ빈부(貧富)ㆍ화복(禍福) 등을 구분 짓는 일이 어리석은 일임을 깨닫고, 만물은 결국 하나의 세계로 귀결된다(물아일체:物我一體)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을 제창하였다. 호접지몽이라는 고사에 이러한 생각이 비유적으로 잘 나타나 있다.
다음은 장자의 '제물론편(齊物論篇)'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장자가 어느 날 꿈을 꾸었다. 나비가 되어 꽃들 사이를 즐겁게 날아다녔다. 그러다가 문득 깨어 보니, 자기는 분명 장주가 되어 있었다. 이는 대체 장주인 자기가 꿈속에서 나비가 된 것인지, 아니면 나비가 꿈에 장주가 된 것인지를 구분할 수 없었다. 장주와 나비는 분명 별개의 것이건만 그 구별이 애매함은 무엇 때문일까? 이것은 사물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꿈이 현실인지 현실이 꿈인지, 도대체 그 사이에 어떤 구별이 있는 것인가? 장주와 나비 사이에는 피상적인 구별, 차이는 있어도 절대적인 변화는 없다. 장주가 곧 나비이고, 나비가 곧 장주라는 경지, 이것이 바로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세계이다. 물아의 구별이 없는 만물일체의 절대경지에서 보면 장주도 나비도, 꿈도 현실도 구별이 없다. 다만 보이는 것은 만물의 변화에 불과할 뿐인 것이다. 이처럼 피아(彼我)의 구별을 잊는 것, 또는 물아일체의 경지를 비유해 호접지몽이라 한다. 모든 일이 호접지몽(胡蝶之夢)처럼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해 보자.
박일규 대전둔산초교장, 前충남서예가협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