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경태]스토리텔링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방경태]스토리텔링

[교육단상]방경태 대전이문고 교사

  • 승인 2012-06-12 14:48
  • 신문게재 2012-06-13 20면
  • 방경태 대전이문고 교사방경태 대전이문고 교사
▲ 방경태 대전이문고 교사
▲ 방경태 대전이문고 교사
요즈음 교육계에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화두다. 올해 벽두부터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수학교육선진화 방안을 제시하면서 그 대책의 하나로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교과서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입시를 위한 문제 풀이 위주의 수학교육을 기본 개념과 원리에 충실하여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수학으로 쉽고 재미있게 바꾸자는 것이다. 그리고 수학시간에 전자계산기를 허용하는 문제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고 한다.

그럼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인가. 스토리텔링은 글자 그대로 '이야기하기'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쓰임에 따라 청자가 화자의 이야기에 참여하는 것을 포함하는 더 넓은 의미가 있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스토리텔링은 본래 게임이나 판매 영업, 브랜드 홍보 등에 주로 쓰이는 기법인데, 이것을 이제야 교육에 적용하는 것이라고 폄하한다. 그러나 스토리텔링의 원리나 성격을 알지 못했어도 스토리텔링을 활용해 상대를 공감시키고 감화시키는 교육을 우리는 이미 아주 오래전부터 해왔다. 어린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들로부터 구전되는 옛날이야기 즉 신화, 전설, 민담 등을 들으며 감동하지 않았던가. 이처럼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일어난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하고 싶어 하고, 또 나와는 다른 사람들의 다른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이렇게 유서 깊은 스토리텔링은 현대의 입시에서도 아주 중요한 핵심이다. 서울대학교가 2013학년도부터 수시모집에서 입시 정원의 80%를 뽑고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고입과 대입 모두 앞다투어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확대하고 있다. 그런데 입학사정관제는 교육 정책에 의해 명칭은 바뀔 수 있지만, 그 기본 방향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이 교육 전문가들의 의견이고, 그 입학사정관제에서의 중심에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자리한다. 입학사정관제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입시 전형으로 성적뿐만 아니라 자기소개서, 추천서, 학업계획서, 포트폴리오 등을 중시한다. 따라서 이것들에 신뢰를 줄 수 있는 오직 나만의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대학은 현재 잠재력이 뛰어나고, 지원 동기가 분명하며 진로계획이 구체적인 사람을 원한다. 따라서 자신이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는 것을 서류와 면접을 통해 진솔하게 스토리텔링 하는 것이다. 나만의 스토리텔링이 화려한 스펙을 이긴다. 상대에게 신뢰를 주는 가장 빠른 것이 개인의 역사(history)를 숨김없이 보여 주는 것이다. 그 역사는 바로 그의 스펙(his spec)이 아니라 그만의 이야기(his story)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일연의 『삼국유사』는 사람들이 원하는 스토리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전자는 삼국의 정사라고 평가되고 후자는 삼국시대의 야사라 불리지만, 전자는 보물 525호로 후자는 국보 306호로 지정됐다. 개인의 스토리를 중시한 후자가 왕과 귀족 등 당시 유명인사의 스펙으로 가득 찬 전자를 제친 것이다. 이렇듯 스토리텔링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 것은 우리 삶의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컴퓨터의 발달과 디지털 기반 기술, 사회적 네트워크 미디어, 모바일 기기의 생활화 등 문화적, 사회적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기계화, 첨단화될수록 인간적인 공감과 감동이 필요했다. 어쩌면 현대가 디지로그(Digi-log)적인 삶을 요구하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오늘부터라도 나는 부끄러움 없는 나만의 역사를 써야겠다. 나의 숨겨진 잠재력을 찾고 개발해 감동적인 스토리를 지닌 더 큰 사람으로 거듭나야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2. 국립농업박물관, 개관 678일 만에 100만 관람객 돌파
  3. 농림부, 2025년 연구개발 사업 어떤 내용 담겼나
  4. 제27회 농림축산식품 과학기술대상, 10월 28일 열린다
  5. 농촌진흥청, 가을 배추·무 수급 안정화 지원
  1. KT&G 상상마당 제7회 상상 스테이지 챌린지 '설공찬' 최종선정
  2.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3.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4.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5.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