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솔산에 조성된 네이처스포츠의 나무 장애물. |
중부지방산림청 부여국유림관리소가 대전 서구 배재대학교 뒤편의 도솔산에 지난해 11월 4억3000만원을 투입해 네이처스포츠 길과 광장데크를 설치한 것.
지난 8일 찾은 도솔산의 네이처스포츠 길은 지루할 수 있는 등산에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먼저, 앞이 탁 트인 정상부분에 축구장 절반 크기의 다목적 광장데크에서 허리를 좌우로 움직이며 몸을 풀고 본격적으로 네이처스포츠길에 들어섰다.
야트막한 등산길에 통나무와 밧줄로 만들어진 7개 종류의 10개 시설물이 이어져 있었다.
길게 누운 통나무 위를 건너는 균형 잡기 시설부터 조금 난이도를 높여 왼쪽 오른쪽 그리고 위아래로 경사진 통나무 위에서 발을 옮기는 '기운나무 건너기'코스가 나타난다. 어른 몸통만한 두꺼운 통나무지만, 그 위에서 균형잡으며 걷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
통나무를 세워 징검다리를 만든 코스는 성큼성큼 큰 보폭으로 통나무 위를 균형잡으며 건너는 코스다.
다음으로는 흔들흔들 너울치는 밧줄을 밟고 옆으로 게걸음으로 통과하는 흔들다리 건너기 코스까지 지나면 이마에 땀이 송글 맺힌다.
네이처스포츠의 하이라이트는 밧줄산 건너기와 영화 속 타잔처럼 밧줄과 밧줄을 잡고 건너는 덩굴 줄타기 모험 코스다.
두 개의 통나무를 밧줄로 연결해 만든 그물을 밟고 높이 2m의 장애물을 건너고 밧줄에 몸을 매달려 1m 전망의 통나무까지 시계추처럼 움직여 안착하는 게임이다. 밧줄을 놓칠 수도 있고 착지를 잘못해 균형을 잃을 수 있지만, 그 속에서 아찔함이 전해온다. 30분간 숲 속에서 운동기구를 통과하는 동안 바닥에는 나무를 파쇄해 만든 목재 칩이 깔려 있어 안정감을 높였다. 서구는 산림청과 함께 숲속 즐길거리를 계속 개발하고 관리할 방침이다.
네이처스포츠를 설계한 충남대 산림환경자원학과 박범진 교수는 “컴퓨터와 게임에 빠져있는 아이들이 숲에서 나무를 만지고 즐기며 생태적 감수성을 높일 수 있도록 의도했다”며 “아버지가 아이들을 도와 나무로 만든 장애물을 하나씩 극복하며 교감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구 공원녹지과 고중필 담당은 “아버지가 아이들을 도와 산림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등산과 스포츠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전국 최초의 시설물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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