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車 양보의무 단속 '실효성 글쎄'

소방차 CCTV 설치해 위반 과태료… 고의성 입증 쉽지않아

소방차 등 긴급자동차의 주행 시 진로를 양보하지 않는 차량에 대한 단속이 강화됐지만, 통일된 단속 기준이 없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대전시소방본부는 지난 1일 33대의 소방차에 CCTV를 설치, 긴급자동차 진로양보의무 위반 차량에 대한 단속에 들어갔다.

CCTV를 통해 위반 차량을 확인하고 위반사실이 입증될 경우 관할 구청에 통보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것으로, 이달부터 계도기간을 거쳐 오는 9월부터 본격 단속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도로교통법 상 긴급자동차 진로양보의무 위반 차량에 대한 단속 및 처벌 기준이 강화된데 따른 것이다.

도로교통법 29조는 긴급자동차가 접근시에 모든 차량의 운전자는 교차로를 피해 우측 가장자리에 일시정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동법 시행령 160조는 위반 차량에 대해 차종에 따라 최소 4만원에서 최대 6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도로 위 차량들의 위반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도로 사정이 시시각각 다르고 고의성을 판단·입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주행 중 긴급차량이 뒤따르고 있다는 사실의 인지 여부나 당시의 도로 상황에 대한 판단이 다소 주관적일 수 있어 단속 대상자들의 반발과 민원이 속출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대전시소방본부 관계자는 “현재 위반여부의 판단 기준이 미흡한 것은 사실”이라며 “경적 신호를 울리거나 안내방송 2~3회를 실시해 긴급자동차가 주변에 있다는 것을 알리는 등 보완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소방본부는 이달 초부터 121대의 소방차 중 33대에 CCTV 등 단속장비를 설치해 시범 운영에 들어갔으며, 운영 결과에 따라 단속장비 설치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