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인석 수필가 |
이미 세상에 알려진 대로 진보당은 뼛 속까지 빨간 '반 민주'적 '반 국민'적 극좌파 정당이 아닌가. 민주당과 진보당의 연대 합의가 발표되면서 많은 국민들은 “저 사람들이 정말로 민주정치를 할 것이냐”고 수군댔다. 또 민주당과 진보당은 '연대'발표를 하면서 마치 정권실세라도 거머쥔 것처럼 오만방자하게 설쳐댔다. 이명박 정권 심판논리에 솔깃했던 민심들마저도 “이러다간 나라까지 망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 같은 사실은 총선결과가 증거 한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결국 마른 수숫대만 빨고 말았다. 명예도 실리도 얻은 게 없다. 수권정당임을 소리치던 민주당에게 돌아온 국민적위상이라면 '진보당과 다름없는 좌파정당'이란 이미지만 더욱 확실하게 각인시켰을 뿐이다.
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과정에서 조작된 '부정선거' 결과가 불거지면서 민주당의 붉은 색깔은 더욱 선명해졌다. 최근에 들어난 이해찬, 임수경 의원의 친북발언은 민주당의 이념적 정체를 더욱 확실하게 드러냈다. 아직도 부정선거 흉계야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진보당과 함께 춤판을 벌였다는 것 자체가 민주당으로서는 산술로 계산할 수 없는 위상손실이다. 민주당은 과거 10년 동안이나 집권여당 경륜을 겸비한 정당이다. 아무리 집권향수에 정신을 빼앗겼다 해도, 끼어들고 빠질 자리는 분명하게 구분했어야 할 일이다.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큰 이유도 이 때문이다. 머지않아 대통령선거가 다가온다. 3대세습독재자의 붉은 깃발 꽂아놓고 민주국민 모이라고 소리친들 누가 민주당 후보를 믿고 따르겠나.
문제는 붉은색 진보당과 손을 잡도록 유도한 당시 민주당 대표의 속셈이다. 적화통일론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친북정당과 연대합의 한 배경에는 단순하게 남한의 집권욕심만 국한하지 않았을 것이란 여론도 있다. 북한의 주체사상 추종자로 알려진 진보당 전 대표와 후보단일화 연대를 합의한 사람은 바로 노무현 정부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민주당 한명숙 전 대표다. 한명숙 민주당대표나 이정희 진보당 전 대표가 서로의 사상(思想)을 모를 리 없다. 총선을 얼마 앞두고 한명숙 당시 민주당 대표는 진보당 이정희 전 대표와 야권연대 합의문을 발표하며 의기가 양양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적, 포괄적 야권연대를 성사시켰다”며 “오늘 이 자리가 후퇴하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되돌려 놓을 첫 걸음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소리쳤다. 항상 그랬듯 그들은 그날도 민주주의를 외쳤다. 천군만마를 얻은 것처럼, 또는 총선에서 대승을 달성한 것처럼 떵떵거렸다. 일부측근들은 “받은 만큼 돌려주겠다”며 듣기도 서늘한 보복의 소리까지 외쳤다. 국민들이 민주당에 등 돌리는 이유다.
체제범주 내에서 정당 간의 정책경쟁은 발전을 위한 민주국가의 당연한 현상이다. 더구나 정권교체기의 집권경쟁은 국가발전의 기틀을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한 절호의 계기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의 정쟁수준은 민주국가의 체제범주를 벗어나고 있다. 안보책임을 소홀히 했던 이명박 정권의 통치 잘못이다. '단일화'란 고리를 아직도 유지하고 있는 민주당과 진보당의 행태는 마치 가재와 게의 닮은꼴이다. 색깔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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