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도 더된 지겹고 해묵은 색깔 논쟁으로 허송세월할 때가 아니다. 유럽발 위기로 인해 '전 세계적 대불황' 불안이 높아가고 있는 판에 이렇게 한가한 국회가 어디 있는가. 경제가 어려워지면 취약계층은 직접적이고 전면적인 고통을 겪게 마련이다. 민생을 챙긴다며 새누리당은 '희망사다리법안'을 내놓았고, 민주당도 반값등록금 등 19개 법안을 발의해놓았다. 하루빨리 처리해야 민생이 회복할 수 있지 않겠는가. 발의만 해놓고 국회 문을 열지 않는 건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오죽하면 시민단체들 사이에서 개원 지연에 대한 처벌 조항을 만들자는 의견이 나오겠는가. 국회 개원이나 예산심의 등과 관련해 일정을 지키지 않을 때는 자동적으로 책임을 묻는 강력한 처벌 조항을 만들자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스스로를 처벌하는 법을 만들 리는 만무하니 국민이 먼저 나서 관련 처벌 조항에 대한 입법을 추진하자는 주장도 있다. 국회 공전을 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이처럼 따갑다. 18대 국회 때처럼 '의원 세비 반납 소송'을 하겠다는 시민단체가 나올지 모른다.
새누리당이 그나마 국회쇄신안을 내놨다. 한마디로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고 직을 이용해 사익을 챙기는 의원, 놀고먹는 국회를 지양하겠다는 것이다. 쇄신안 중에 무노동 무임금이 들어있다. 국회에 하루 들어가는 비용이 5억5000만원이라고 한다. 세비와 수당, 보좌진의 월급 등을 하루치로 계산한 금액이다. 일하지 않는 국회에 국민들은 매일 이 엄청난 혈세를 쏟아 붓고 있다면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돈도 돈이지만 국민들이 19대 국회에 걸었던 민생 회복이란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물론 정당으로선 상임위 배분이 중요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점점 거세지는 국민의 비난을 감내할 만큼 중요한 것인가. 어서 국회 문을 열어야 한다. 최소한 언제까지는 국회를 열겠다는 시한이라도 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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