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서구 유등천 잔디밭에서 많은 시민이 야유회를 보내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다음날 버려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 . |
휴일을 앞둔 저녁이면 가까운 하천의 잔디밭은 가족과 친구 단위로 모여 앉아 음식을 나눠 먹는 자연스런 모습을 연출하지만, 다음날 다시 찾은 현장은 남은 쓰레기와 불에 탄 잔디밭으로 눈살을 찌푸리게했다.
지난 5일 오후 7시 30분, 대전 서구 복수동 유등천변은 퇴근 후 야유회를 즐기려는 가족단위 시민들이 잔디밭에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1박2일을 준비한 듯 텐트 10동이 하천 둔치에 자리했고 복수교 양쪽 잔디밭에 4~9명씩 둘러앉은 30여 무리의 사람들은 각자 준비해온 음식으로 공휴일을 앞둔 저녁을 즐겼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잔디밭에 그대로 숯불을 올려 불을 피웠고 준비한 음식이 잘못됐는지 국물을 그대로 잔디밭에 쏟았다.
다음날 다시 찾은 하천은 어제의 야유회가 어떻게 마무리됐는지 잘 보여줬다.
가족과 친구단위로 둘러앉아 저녁을 즐기던 잔디밭에는 어김없이 쓰레기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불을 피워 검게 탄 잔디는 하천 둔치 이곳저곳에서 발견돼 지뢰밭처럼 움푹 파였고, 엉덩이만 털고 일어난 듯 반쯤 남은 통닭과 맥주병, 나무젓가락까지 그대로 버려진 곳도 있었다.
서구 환경관리요원 박모(46)씨는 “새벽에 나와 검은비닐이나 종이박스에 담아 버리고 간 쓰레기를 우리가 일일이 분리하고 종량제봉투에 담아 수거차량에 실어 보내고 있다”며 “주말을 보낸 월요일 아침이면 하천에서 나온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인다”고 말했다.
서구 월평동의 갑천둔치와 유성 봉명동의 갑천변 잔디밭에도 저녁시간 많은 시민이 찾아 야유회를 즐기고 있으나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일은 계속되고 있다.
대전하천관리사업소 관계자는 “하천둔치에 불을 피우거나 텐트를 치는 것은 원칙적으로 단속 대상이지만, 시민 정서상 단속은 쉽지 않다”며 “쓰레기라도 되가져 가도록 하천 곳곳에 플래카드를 붙여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