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우 저 |
안철수 박사는 의대 교수 출신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 자수성가한 경영자, 스테디셀러 작가와 같은 수식어를 가진 존경받는 유명인사다. 하지만 그의 인간적인 사생활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그리 많지 않다. 술, 담배, 골프를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안철수의 실제 주량은 어느 정도일까? 김제동이 졸라서 열어본 그의 무겁고 낡은 가방 속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남들 앞에서 절대 약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던 그가 흐느껴 운 사연은? 부전여전, 국화빵처럼 닮은 그의 딸이 공부 잘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저자인 박근우 통합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는 안철수 교수가 아닌 사장 시절에 10년 간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했다. 안랩(안철수연구소)의 커뮤니케이션 팀장을 지낸 그는 안철수 사장의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창구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이 책은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안 사장에 대한 생생한 실화들이다.
여러 상황을 맞이해 '인간 안철수'가 어떻게 대처하고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가 세세하게 묘사됐다. 무엇보다 색다른 건 인간 안철수가 보인 행동이나 태도, 말에 대한 주변인들의 평가가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안 교수를 둘러싼 이들의 머리와 가슴 속에 투영된 안철수일 수도 있다.
저자는 이 책이 안 교수에 대한 일방적 예찬론이 되지 않도록 경계하고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과 다른 모습을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는 끝내 실패했다고 고백한다. 좀 실망스럽다. 안 교수의 실수나 흠집이라고 찾아낸 것이 고작 '술 먹고 빨간 신호등에 길을 건넜다'는 정도니 말이다. 그것도 단 한번. 그마저도 엄청나게 후회와 반성을 하더니 그 이후로는 술도 자제하더라고 기술했다.
다양한 에피소드로 전개된 탓에 책장을 넘기는 재미는 쏠쏠하다. 후미에 몰려있는 야인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만남이나 강호동ㆍ김제동 등 유명 연예인과 얽힌 사연들은 뒷맛을 개운케 한다. 여태껏 알고 있던 안철수를 꼼꼼하게 재확인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딱 맞는 책일 듯. 리더스 북/박근우 지음/272쪽/1만4000원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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