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청소년들 장난감이 된 디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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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청소년들 장난감이 된 디도스

  • 승인 2012-06-04 19:18
  • 신문게재 2012-06-05 21면
디도스 하면 2009년 청와대, 외교통상부 등 주요 공공기관의 통신 네트워크를 다운시켰던 '7ㆍ7 대란'이 떠오른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때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를 공격한 것도 디도스였다. 이 사이버테러의 대표 도구인 디도스가 나이 어린 청소년들에게 장난감이 되고 있는 현실은 결코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디도스 공격을 했다가 대전경찰에 붙잡힌 중학생의 경우가 한 사례다.

이 중학생은 인터넷 채팅을 하다가 화나게 했다는 이유로 상대방의 PC를 디도스로 공격했다. 지난 3월14일 정오께 대전시 동구 20여개 PC방의 컴퓨터가 10여 분간 장애를 일으킨 것이 이 때문이다. 충격적인 것은 장본인이 중학생이란 점도 있지만, 일반인의 PC도 마음먹기에 따라선 디도스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 같은 상황이 언제 어디서든 되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인터넷 공간에는 성능을 향상시킨 디도스 프로그램이 넘치고, 악성 프로그램을 구입하려는 청소년들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업그레이드한 디도스를 만들어 판매한 10대도 함께 붙잡혔다.

지난 3월에는 10대 7명이 여성가족부 홈페이지를 공격한 일이 있었다. 심야시간대 청소년 인터넷 게임을 제한하는 이른바 '셧다운제'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었다. 이들 중 초등생이 3명이나 포함돼 충격을 준 바 있다. 악성 도구인 디도스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장난감화하고 있으며 사이버 범죄가 갈수록 연소화 추세라는 점을 말해준다.

청소년들에게 이 같은 행위가 명백한 범죄라는 사실을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 이들은 디도스 공격을 받은 상대방이 전산장애로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대전경찰에 붙잡힌 중학생도 “다른 PC방의 인터넷이 마비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학교와 경찰은 학교폭력 예방에 힘쓰는 것에 더해 인터넷 교육에도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

디도스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갈수록 심해지자 치안정책연구소가 '치안전망 2012'를 통해 디도스 공격에 대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기업체는 물론 일반인도 대비책을 세워야 하겠다. 출발점은 내 컴퓨터가 좀비PC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이다. 백신을 깔고 악성코드 유무 검사만 주기적으로 해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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