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만 주는 드라마? 재미없잖아요”

  • 핫클릭
  • 방송/연예

“희망만 주는 드라마? 재미없잖아요”

'패션왕' 강영걸의 죽음 욕심ㆍ꿈의 허무 보여줘 자기 욕망에 솔직한 점 나와 가장 비슷하기도

  • 승인 2012-06-03 16:59
  • 신문게재 2012-06-04 9면
●솔직한 배우 유아인

유아인<사진>은 솔직하다. 누구보다 자신의 연기관에 확신이 있으며, 스스로의 작품에 자부심이 넘친다. 그랬기 때문에 '패션왕' 속 강영걸이란 옷을 입은 배우 유아인은 빛이 났다. 비록 누군가는 결말에 불만을 갖고, 다른 드라마의 '아류'라고 불렸어도 말이다.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그 어느 작품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SBS 드라마 '패션왕'을 끝낸 배우 유아인을 만났다.

-결국 '욕망의 화신'이었던 강영걸이 죽음을 맞으며 끝이 났다. 논란도 있었는데.

처음부터 알고 찍었기 때문에 불만이나 놀라움은 없었다('패션왕'의 결말 총격 장면은 드라마 초반 뉴욕에서의 촬영분이다). 미국 촬영을 끝내고 중간 중간을 찍었는데 어떻게 채워질지 짜임새가 궁금했다. 그 과정에서 할 말이 있을지는 몰라도 결말에 대한 불만은 없다. (이선미, 김기호)작가님도 '발리에서 생긴 일' 당시 죽음에 대한 파장을 겪었는데, 이번에도 그런 선택을 하면서 예상하지 못했겠나. 박수받을 만한 결말은 아니란 걸 알고 있었을 것이다.

-왜 꼭 죽음이란 결말이었을까.

그동안 작품을 하면서 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죽으니 기분이 묘하더라. 사실 영걸이 자살로 죽었으면 했다. 근데 타살이 훨씬 허무하고 강렬하니 그런 결말을 선택한 것 같다. 삶, 죽음, 욕심, 꿈 모든 것이 허무하다는 것을 보여준 결말이었다. 해피엔딩이 아니라고 해서 좋은 결말이 아닌 것은 아니지 않나. 드라마를 통해 밝고 희망적인 것에만 중독되어 있는 사람들의 말에 동조할 필요는 없는 부분이다.

만약 강영걸이 '힘든 상황에서도 밝고 희망적으로 나아가자'는 결말로 끝이 났다면 그게 오히려 어색하지 않았을까. 돌고 도는 욕망에서 제자리걸음 치다가 허무한 결말까지의 과정을 보여준 것일 뿐이다. 희망이나 판타지를 보여주기 보다는 현실 까발려서 보여주는 것이 더 의미가 있지 않나? 드라마는 무조건 희망만 주어야 하는 우울증 치료제는 아니다. 모든 드라마가 그럴 필요는 없다.

-강영걸과 유아인은 얼마만큼 닮았나?

분명 닮은 점이 있다. 모든 캐릭터는 다 내 안에서 시작한다. 자기 욕망에 솔직한 아이라는 점에서 가장 비슷하다. 물론 드라마라 더욱 과장되고 살을 붙었겠지만, 저에게도 양아치 같은 면이 있을지 모른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저는 그 욕망에서 누구보다 세속적이지 않다. 돈과 성공, 사랑을 욕망하지만 그것이 첫 번째는 아니다. 2순위일 뿐이다. 20대에 유아인은 돈과 성공, 무조건 적인 사랑을 받는 배우가 되기 위해 집착하며 살지 않았다.

-'패션왕' 강영걸에 왜 끌렸나?

욕망을 까발릴 수 있다는 것. 배우는 즐거움만 충족 시켜주는 게 아니라 사람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완득이' 같은 희망을 얘기할 수도 있고 영걸이 같은 세속적 욕망과 허무함을 이야기 할 수도 있다. 그게 배우의 크기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영걸이 마음에 들었다. 그동안 까발려 보여주지 않은 욕망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는 것이 너무 신선하고 좋았다. 얼마나 현실적인가. 그런데 이 현실적인 것이 신선하다는 것은 그동안 드라마 속 현실이 얼마나 비현실적이었는가를 반문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거창하게 꼼수와 편법을 쓴 것도 재밌었지만, 돈에 집착하고, 성공에 집착하는 게 너무 와닿고, 재밌었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