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도준설 구간을 포함한 대전천 일대에서 심각한 녹조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사진제공-대전충남녹색연합> |
3일 대전충남녹색연합(이하 녹색연합)에 따르면 지난 달 31일 중구 선화동 삼선교에서 서구 둔산동 유등천 합류지점까지 대전천 3㎞ 구간을 현장 조사한 결과 심한 악취와 대규모 녹조 현상이 확인됐다.
녹색연합의 확인 결과 녹조 현상은 조사 구간 전체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었으며, 하도준설 공사가 진행 중인 선화동 현암교에서 중촌동 주공아파트 앞 단선철도 부근까지 약 900m 구간은 온통 녹조로 뒤덮혀 심각성을 더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녹조 현상이 특히나 심하게 확인되고 있는 중촌동 단설철도 인근 지점에서 오정동 1잠수교 지점까지는 현재 4억 80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하도준설과 세굴방지 사석 부설 공사 등이 진행 중인 곳이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이곳은 작년에도 우기를 앞두고 준설공사를 진행해 세굴과 침수, 재퇴적이 문제가 된 지점으로 대전시의 주먹구구식 하천준설로 예산낭비와 하천 생태계 훼손은 물론 수질오염이 유발되고 있다”며 “하도준설을 하며 하상에 쌓아놓은 준설토로 인해 물의 흐름이 막히며 대전천 하류 곳곳이 심한 녹조현상과 악취를 풍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각한 녹조 현상은 이곳 뿐 아니라 대전천과 유등천의 합류 지점, 한밭대교 위쪽 가동보 일대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녹색연합은 이러한 녹조 현상의 근본 원인으로 대전천 복원사업으로 설치된 인공시설물을 꼽고 있다.
대전시는 2008년부터 대전천 복원사업을 통해 대전천과 유등천 합류지점인 한밭대교 인근 가동보에 담수된 물을 중구 옥계교 인근 대전천 상류로 역펌핑하고 있으며, 동시에 설치된 인공여울과 보 같은 시설물이 물의 흐름을 막아 담수화되면서 녹조 현상이 심각해 지고 있다는 것이다.
녹색연합 고지현 팀장은 “최근 봄 가뭄과 고온, 준설 등으로 대규모 녹조가 발생하긴 했지만 최근 몇 년간 대전천에서 이렇게 심한 녹조현상이 관찰된 것은 처음으로, 역펌핑과 물의 흐름을 막는 구조물들이 근본 원인”이라며 “대전시가 최근 문창동 일대 대전천 구간에 자전거도로 연장계획과 인공여울 등 하천 시설 계획을 세우고 있어 대전천 상류가 다시 콘크리트와 시설물로 덮이고 물의 흐름이 끊기면 담수와 정체로 수질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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