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보건소 '공무원 소장' 뽑나

이달말 후임 놓고 '의사 전문성'-'보건직 행정경험' 팽팽

“보건소에 진료가 축소되는데 의사출신 보건소장은 의미가 없습니다.”

“의사만큼 보건의료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달말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는 동구보건소장 후임 자리를 놓고 지역 의료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매번 보건소장 자리가 나올때마다 반복되는 '의사냐? 보건행정직 공무원이냐?'에 대한 갈등 때문이다.

지난해 중구, 대덕구, 유성구 보건소장들은 모두 의사로 채워짐에 따라 이번 동구보건소장 자리가 보건직 공무원들에게는 '유일한 희망(?)'이 된다는 것도 관심의 이유다.

대전지역은 2008년 중구 보건소가 자치단체장 권한으로 보건직 공무원을 임용한 사례가 있으나,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의사가 보건소장직을 맡아왔다.

현행 지역 보건법 제11조에는 보건소장의 자격은 의사 면허를 가진 자로 제한돼 있으며, 의사로 보건소장 충원이 어려울 경우 기초단체장의 권한으로 보건직군의 공무원을 임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광역시 단위는 의사 충원이 어려운 경우가 없으나, 시ㆍ군단위는 의사 충원이 어려워 상당수가 보건직 공무원이 보건소장을 대행하고 있다.

동구 보건소장은 의사출신으로 2005년 임용된 이후 8년동안 보건소장직을 맡아왔다. 임기가 한달 미만이 남아있는 만큼 차기 보건소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벌써부터 동구 지역 의사들이 자치단체장을 예방하며 의사출신 보건소장의 필요성을 제시하는가 하면,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한 곳 쯤은 보건직'이 돼야 한다는 당위성을 제시하며 치열한 분위기다.

대전시 의사회 관계자는 “보건법에 의사 면허를 가진자로 제한하고 있는데 의사가 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본다”며 “분위기조성과 함께 자치단체장에게 당위성을 꾸준히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지역 보건직 공무원은 “보건소장이 직업도 아니고 젊은나이의 의사들이 채용될 경우 10년이상 보건소장직을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며 “보건소장은 진료가 주 목적이 아니라 보건행정이 주 목적인만큼 오래된 법안과 관행은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현택 동구청장은 “직렬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고민중이며, 각계 각층의 여러 의견을 들어볼 예정”이라며 “이달 중순이후로 부구청장 등 전반적인 인사와 함께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