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기 한국전력 대전충남지역본부장 |
올 여름 전력 최대 공급능력은 작년 대비 90만㎾ 증가에 그친 7854만㎾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최대 수요는 작년 대비 480만㎾ 증가한 7707만㎾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최대 공급능력에서 최대 수요를 뺀 전력공급 여유분인 예비전력은 대부분 400만㎾ 이하에 그칠 것이고, 특히 8월 중순은 147만㎾까지 떨어질 것이 우려된다.
적정 예비율이 10% 이상이고 예비전력이 400만㎾ 이하인 경우 단계별 비상수급조치가 가동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 여름은 전력 부족으로 매일 살얼음을 걷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다.
이에 정부와 한전은 통상 6월말부터 시행하던 하계 전력수급 비상대책을 6월 도부터 조기 시행하고 있다.
우선 최대 수요전력의 50% 이상을 점유하는 산업계의 전력수요를 감축하기 위한 휴가기간 분산과 조업시간 조정, 자가 발전기 가동 등의 조치로 400만㎾를 확보할 계획이다.
여기에 백화점ㆍ호텔 등 478개소에 대한 냉방온도 26℃ 제한, 대형건물 및 사업장 2700개소의 피크시간 냉방기 순차 운휴, 공공기관 1만9000개소의 작년 대비 5% 전기절약 등을 통해 100만㎾를 추가 확보해 예비전력을 최소 500만㎾ 이상 유지할 복안을 세워놨다.
현재 추진 중인 전기요금 인상도 전기요금의 가격기능 회복을 통해 전력사용을 줄이려는 고육책이다.
원가 이하의 저렴한 전기요금을 현실화하는 일은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이나 비합리적인 에너지 사용에 따른 국가경제적 폐해를 시정하는 일 이외에도 전력부족 상황에서 무분별한 전력소비를 억제하여 전력예비율을 적정수준에서 유지하는 역할을 일정 부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기온이 1℃ 올라갈 때마다 대형 화력발전소 1기 발전량에 해당하는 60만㎾씩 전력수요가 늘어나는 우리나라 하계 부하패턴을 감안할 때, 안정적 전력수급의 최대 관건은 최대 수요전력의 21%를 차지하는 냉방기기의 합리적인 사용이 될 것이다.
합리적인 세부 실천방안은 실내온도 26~28℃를 유지하고, 고효율 에어컨을 사용하는 한편, 에어컨 가동을 약하게 하는 대신 선풍기를 병행 사용하는 등 일상생활의 상식 수준에서 쉽게 알 수 있는 매우 소소한 것들이다.
이런 실천이 모여 냉방부하의 15%를 절감할 수 있다면, 대형 화력발전소 약 4기 발전분에 해당하는 예비전력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발전소 불시 고장 등 돌발 상황 발생시에도 안정적 전력공급을 계속할 수 있는 귀중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올 여름을 잘 넘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기후변화에 따라 더욱 더운 여름과 더욱 추운 겨울이 되풀이되는 추세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는 발전 설비의 확충이 가시화되는 2014년까지 몇 번의 여름과 겨울을 잘 견뎌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향후 적정 예비율이 확보된다 하더라도 전력수요에 대응해 발전소와 전력공급시설을 무한정 확충할 것인가에 대한 국가적 고민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에 주변의 만성적인 낭비요소를 점검하고 무지와 냉소 속에서 허공에 날려버리는 귀중한 전기에너지를 되찾는 실천이 긴요한 시점이다.
더구나 절전은 고유가에 따른 국내경제의 충격을 완화함은 물론, 전기에너지를 우리의 후대가 긴요하게 사용하도록 보존하고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약속하는 고귀한 행동이다.
여름철의 경우 이러한 절전노력은 하루 중 전력수급상황이 가장 취약한 주중 오후3시 전후에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안정적 전력수급에 대한 관심과 전기절약 실천을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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