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권 대학 호텔건립 '주판알'

교과부 '대학내 허용' 검토… 수백억 투자필요 난망

대학 내 관광ㆍ숙박시설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호텔 및 컨벤션 관련 학과를 보유하고 있는 대전권 대학들이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다.

30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대학 내 교육ㆍ실습과 연계가 가능한 호텔과 국제회의 시설의 설치가 가능하도록 '대학설립ㆍ운영규정' 개정안을 마련, 오는 7월 1일 입법 예고한 뒤 법제심사, 국무회의를 거쳐 시행할 방침이다. 빠르면 8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가 법령 개정 취지로 제시한 MICE사업은 회의(Meeting)ㆍ포상관광(Incentives)ㆍ컨벤션(Convention)ㆍ이벤트(Events)ㆍ전시회(Exhibition)를 포괄한다. 이와 관련한 산업수요가 확대되는 만큼 대학 내 호텔 설립을 허용하겠다는 뜻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일부 대전권 대학들도 관련 사업 추진에 대한 내부 검토 중 이다.

목원대는 2003년 10월 옛 대덕연구단지관리본부로부터 대덕롯데호텔을 268억원에 매입, 대덕문화센터로 이름을 변경했다. 이후 교육시설로 변경이 안되면서 일부 공간을 음식점으로 임대하는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다 2007년부터 매각을 본격 추진해오고 있다. 현재 감정가는 350억~360여억원.

목원대는 대덕롯데호텔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30억~40억원의 재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목원대 권선필 기획처장은 “호텔경영학과과 연계돼 운영할 수 있겠지만 현 시점에서는 투자가 많이 돼야한다는 점에서 힘들다고 본다”며 “대신 다른 사업들을 역점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결국 목원대는 대덕문화센터를 호텔로 활용하기 보다는 매각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일대가 대덕연구개발특구여서 고도 제한 등 각종 건축 규제가 많아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남대와 배재대는 각각 컨벤션경영학과, 호텔컨벤션경영학과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우송대의 경우, 단과대학으로 호텔 외식조리대학을 설치, 외식 조리학부와 글로벌 한식조리학과, 호텔관광경영학과, 외식산업경영학과 등을 운영해 특성화시키고 있다. 이들 대학들은 관련 학과 학생 교육 및 실습과 연계된 호텔 건립 허용 방침에는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몇백억원 투자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들 대학 한 관계자는 “정부가 허용한다고 해도 부지나 재정 등을 감안할 때 호텔을 건립할 수 있을만한 학교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mo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