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복싱계, 충남대, 대전시 등 모두에게 고맙습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충남대의 한밭복싱체육관 변상금 부과 취소 소식이 전해진 30일 오후,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이수남<사진> 관장의 목소리는 떨렸다.
이 관장은 “지난해 말부터 반년 동안 이 문제로 몸에 병도 나고 마음고생도 심했다”며 “하지만, 이같이 좋은 소식을 듣고 나니 너무 좋아 눈물이 날 지경”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이어 “평생 복싱밖에 몰랐고 지금도 그렇다”며 “앞으로도 인생의 친구 같은 복싱을 계속 할 수 있고 제자를 양성할 수 있게 돼 감격스럽다”며 심경을 밝혔다.
이수남 관장은 1961년 체육관 개관 이후 4년 뒤인 1965년부터 2대 관장으로 도장을 지키고 있다. 지금은 관원이 30명 안팎에 불과하지만, 대전 체육에 대한 공헌도와 역사성은 어느 체육관도 따라올 수 없다.
WBC(세계권투평의회)와 WBA(세계권투협회) 페더급 세계챔피언 염동균, WBC, WBA 플라이급 두 체급을 석권한 고 이열우, 동양복싱연맹(OBF) 페더급 챔피언 오영세 등이 거쳐간 곳이 한밭체육관이다.
아마추어 무대에서도 기여도가 크다. 1969년 제50회 전국체전에 단일팀으로 출전,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 등을 따내는 등 대전 복싱의 위상을 빛냈다. 이수남 관장은 이같은 공로로 지역 체육인의 최고 영예인 대전시 체육문화상을 받기도 했다.
대전 복싱계도 이날 결정에 대해 반색했다.
양길모 대전복싱연맹회장은 “한밭복싱체육관은 명실상부한 대전복싱의 산실이었는 데 변상금 문제가 잘 해결돼 다행이다”며 “복싱인으로서 충남대 결정에 환영하고 유관기관과 시민들의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환영했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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