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없는 가게' 도-농교류 효자

  • 전국
  • 서천군

'주인없는 가게' 도-농교류 효자

서천 벽오리마을 무인판매대 직접재배 채소 등 판매… 소비자 호응

  • 승인 2012-05-30 14:52
  • 신문게재 2012-05-31 16면
  • 서천=나재호 기자서천=나재호 기자
농촌의 오지 마을에 설치된 무인판매대가 주민화합은 물론 안전한 먹거리 제공과 도·농 교류의 장으로 거듭나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는 '주인 없는 가게'는 열악한 상황에 처한 농촌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나서 스스로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서천군 마산면(면장 김인수) 벽오리마을의 주인 없는 가게 무인판매대가 처음 문을 연 것은 지난해 7월.

주민수가 50여명에 불과하고 서천읍내에서 20km를 더 들어가야 하는 전형적인 농촌 오지마을이지만 내가 직접 재배한 신선한 채소와 건조식품, 장류를 소비자와 함께 나눈다는 소박한 생각으로 주인 없는 가게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의욕과는 달리 가게 운영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벽오리가 워낙 외딴 마을인데다 이렇다할 홍보 마저 이뤄지지 않아 주말에만 문을 여는 가게를 찾는 소비자는 손을 꼽을 정도였다.

주민들은 이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차원 높은 마케팅 방법을 생각해 냈다.

가게를 매일 운영키로 결정하고 어린이들도 안심하고 먹을수 있는 농산물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뽀로로와 친구들 패티, 크롱, 루피, 포비, 에디 캐릭터 6종을 소먹이용 원형볏짚에 크게 그려 전시했다.

주민들의 생각은 적중했다. 마을을 찾는 소비자는 점점 늘어 났고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이어진 연휴 동안 200여만원의 판매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이들과 함께 찾아와 재미있는 캐릭터를 접하고 가게 주인이 없는 무인판매대를 체험해 보는 현장은 정직이라는 참된 교육을 체득하는 효과를 덤으로 선물했다.

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지천에 널려 있어도 일손이 없어 쓰레기로 전락하는 농촌 현실과 이에 반해 도시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으로 채소를 구입해야 하는 이상한 유통구조 속에 주인 없는 가게는 농민과 소비자의 자연스런 만남으로 신뢰가 쌓이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벽오리마을 박대수 이장은 “처음에는 포기할까 생각했지만 정직한 농민을 믿는 소비자가 있기에 힘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 한글텃밭을 만들어 소비자와 농산물 파종에서 생산,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천=나재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