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경영의 아이콘으로 평가받는 스티브 잡스는 “기술과 인문학 융합이 애플의 DNA”라고 말할 정도로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한 인물이다. 그는 동양철학에 심취해 대학을 중퇴하고 인도로 여행을 떠난 일화는 이미 알려져 있다. 생전에 그가 남긴 어록 중 “단순함이 복잡함보다 어렵다”, “인생은 영원하지 않다. 매일을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살아라” 등에서는 동양고전에서 터득한 삶의 철학이 엿보인다. 이처럼 동양고전 속에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삶의 지혜와 창조의 아이디어가 들어있어 현대인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대표적 인문학자 신정근 성균관대 동양철학과 교수는 동양고전 25책(팔경오서십이자)을 모아 진취적이면서도 치우치지 않게 해석한 책을 내놓았다.
신 교수는 동양고전을 보는 낡은 지식을 나열하기보다는 이 시대의 문제의식을 창출하는 도발적 질문을 던졌다. 또 그의 독특한 관점이 있어 동양 고전을 향한 산뜻한 접근을 시도했다.
그는 고전의 높이를 낮추고 무게를 줄여 일반 대중들도 고전의 바다에서 헤엄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다양한 독법으로 읽기를 권한다. 목차 순서대로 읽어도 좋고, 관심 가는 순서대로 읽어도 좋다고 말한다.
이 책은 '동양고전'이라는 험준한 산에서 25개의 높은 봉우리를 직접 답사한 이의 자상하고도 심도 깊은 안내서와 같다. 오랜 답사과정에서 얻은 심득들을 곱씹어 오늘날의 표현방식으로 서술하였기 때문이다. 동아시아/신정근 지음/376쪽/1만6500원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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