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짜리 중도매인' 70여명 옥죈 삶

시 3년 허가 불구 도매법인 1년 단위 계약, 최소 2명이상 계약해지ㆍ통보받아 “법인에 종속적 관계… 문제제기도 못해” 한숨뿐

대전 오정동수산물도매시장의 중도매인들이 시설사용과 관련 도매법인과 1년 단위로 계약, 계약해지에 대한 부담감을 떠안은채 힘겹게 도매업을 이어가고 있다.
김상구 기자 ttiger39@

[거꾸로 가는 대전 수산물 공영시장] 1. 비정규직 처지의 오정수산물 중도매인


대전 오정동수산물도매시장의 중도매인 70여 명은 사실상 계약기간 1년의 비정규직으로 전락하고 있다.

오정동수산물도매시장의 법인 (주)한밭수산이 이곳에 중도매인들과 시설물사용과 상장물품 거래 약정을 1년으로 계약하고 기간이 만료되면 중도매인과의 약정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정수산물도매시장의 중도매인들은 계약이 해지될까 법인의 눈치를 살피는 존재로 내몰리는 등 중도매인들의 설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이는 오정동수산물도매시장의 법인이 중도매인과 맺는 '상거래약정'과 '시설사용특약'이 대전시가 중도매인에게 중도매업을 허가해준 기간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데서 출발한다.

대전시는 수산물을 중도매업을 할 수 있도록 중도매인에게 최소 3년간의 허가를 내주고 문제가 없는 한 연장해주고 있다.

하지만 도매시장 법인 (주)한밭수산은 중도매인과 수산물경매장 사용약정을 1년 단위로 맺고 기간이 만료하면, 특별한 문제가 없어도 중도매인의 경매장 시설물 사용을 해지할 수 있다.

이는 3년 중도매업 허가를 받은 중도매인이 오정동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도매시장 법인이 기간만료를 이유로 계약해지를 통보하면 1년 만에 도매시장 내 일터를 잃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경우 중도매인은 시의 중도매업 허가기간이 남았어도 한밭수산과의 계약해지에 따라 도매시장 매장을 비우고 원상복구해야 한다.

이미 최소한 2명 이상의 중매인이 기간 만료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 당하거나 해지를 통보받은 상태다.

오정동수산물도매시장 중도매인 A씨는 “대전시가 3년짜리 중도매업 허가를 내줬어도 도매법인이 1년 만에 경매장 시설사용을 해지하면 우리는 일터를 잃고 길거리에 나갈 수 밖에 없다”며 “시민들을 위해 지은 도매시장에서 중도매인들이 법인에 종속적 관계로 변해 문제제기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중도매인은 관련 법률에 의해 도매시장 법인이 상장한 상품만 매매할 수 있으며, 한달 1500만원 이상의 거래 실적이 있어야 중도매인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또 법인과 중도매인 사이 1년짜리 계약을 맺는 곳은 대전 5개 도매시장 법인 중 오정동수산물도매시장의 한밭수산이 유일하다.

(주)한밭수산 관계자는 “중도매인과 계약기간 1년의 시설계약서는 법적 검토를 거쳐 법원에서도 합법적임을 입증받은 상태”라며 “경매장의 사용료를 법인이 내고 있고 기간이 만료한 중도매인과 약정해지는 가능하지만, 원칙없는 약정해지는 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