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지역의 대형마트와 SSM의 강제휴무가 처음 시행된 지난 27일 고객들로 붐비는 남산중앙시장<왼쪽 사진>의 활기찬 모습과 문을 닫아 한산한 이마트 쌍용점이 대조적이다. |
#2. 천안시 쌍용동에서 공판장 규모의 소형마트를 운영하는 B사장. 대형마트와 SSM휴무일인 이날 기대만큼 매출이 늘지 않았지만, 연휴임을 고려할 때 평소보다 판매량이 늘었다. B사장은 “마트 휴무일에 농산품 위주 특가세일로 좀더 많은 손님을 유치할 계획”이다.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에 눌려 기를 펴지 못했던 전통시장과 동네 골목상권이 대형유통업체 강제휴무를 통해 27일 모처럼만에 기지개를 켰다.
이날 천안시 영성동 남산중앙시장에는 일요일을 맞아 장을 보러 나온 가족단위 손님들로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북적였고 손님이 몰리자 업주들의 신바람 나는 목소리는 오후 늦도록 이어졌다.
전통시장은 이날 대형마트 강제휴업에 맞춰 고객을 맞기 위한 나름대로 준비를 했다.
무엇보다 보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상품진열라인을 맞추는 데 노력했다. 시장 바닥에 노란색 페인트로 그려진 상품진열 구역을 조금이라도 넘기지 않으려는 노력의 흔적이 역력했다.
떡볶이와 족발 등 간단한 음식을 파는 노점들도 온종일 몰리는 손님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연방 터지는 뻥 과자는 2000원짜리 봉지에 주워담기 바쁘게 팔려나가 주인을 기쁘게 했다.
주택가 소형마트들도 이날은 대형마트와 SSM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영업을 했다. 일부 업체는 몰리는 손님의 배달주문이 밀려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편의점 매출도 덩달아 올랐다.
반면 일요일이면 몰려드는 고객들로 상습 정체를 빚었던 이마트 쌍용점 주변은 이날 온종일 한산한 표정이었다. 강제휴무를 몰랐던 일부 시민들이 발걸음을 돌렸지만, 전통시장을 살리려는 강제휴무정책에 큰 불만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이마트 직원들로 보이는 청년들은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에게 “주상복합에 들어선 이마트 팬타포트점은 천안지역 대형마트 가운데 유일하게 휴무가 없다”며 기념품을 나눠주며 고객유치를 벌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천안지역에는 이마트 2개점, 홈플러스 2개점, 롯데마트 2개점, 메가마트 등 7개 대형마트와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롯데슈퍼, GS슈퍼 등 SSM 18개소가 동시에 문을 닫았다.
천안시 전통상업보존구역지정 및 대규모ㆍ준대규모 점포의 등록제한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이들 업소는 매월 2, 4주 일요일 강제휴무를 해야 한다. 영업시간도 밤 12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는 제한된다.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을 위반하면 1회 1000만원이하,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천안=맹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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