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직 승진 '외부 개입' 발언 파문

금산 읍장 “특정인이 경쟁자 밀어”… 해당 자영업자 고소 맞대응

4급 승진 대상 후보에 오른 고위직 공무원이 부적절한 '외부 인사개입' 발언 때문에 경찰조사를 받게 됐다.

승진을 앞두고 있는 고위직 공무원이 인사문제로 제3자로부터 명예훼손으로 피소되기는 처음이다.

자영업을 하는 S(금산읍ㆍ58)씨는 승진 대상 후보인 K 금산읍장을 상대로 “고소인이 인사브로커인 것처럼 허위의 사실을 말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지난 24일 금산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S씨는 고소장에서 하반기 서기관 승진 후보자로 내정된 K 읍장이 J 씨 등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고소인이 K 읍장의 경쟁자인 모 과장의 승진을 밀고 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 했다는 것.

논란이 되고 있는 K 읍장의 외부인사 인사개입 발언은 이달 중순께 지역 유력인사들이 참석한 모 행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K 읍장은 당시 J씨 등 지역 모 유력인사들에 S 씨를 포함해 몇몇 단체와 특정인을 거론하며 이들이 서기관 승진인사에 개입해 누구를 밀고 있다는 인사개입 발언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발언을 사실로 받아들인 J 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고소인에게 '인사개입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J 씨는 “여러 사람이 들어서 다 알고 있다. 사실이라면 말이 안되는 얘기다.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 그래서 쓸데없이 인사에 개입하느냐고 뭐라고 했을 뿐”이라고 전달의도를 설명했다.

이에 발끈한 S씨가 K 금산읍장의 발언을 문제 삼아 명예훼손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S 씨는 “나는 인사 브로커도 정치인도 아니다. 인사를 청탁할 그럴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도 아니다”라며 “누구한테 그런 부탁을 한 적이 없고 당사자 또한 만난 적도 없다.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 읍장의 외부의 인사개입 발언은 공직 내부뿐만 아니라 상당수 지역 유력 인사들을 통해 확인됐다.

이들은 승진 후보에 올라 있는 K 읍장의 발언이 고위 공직자로서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다.

지역 정치인 H씨는 “그런 얘기를 들었다.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왜 그런 소리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인사권자의 운신의 폭을 좁게 하는 고위 공직자로서 적절치 못한 언행”이라고 꼬집었다.

K 읍장은 이에 대해 “시내에 그런 소문이 있어 얘기 한 것뿐이다. 인사 당사자로서 그런 소리를 들어 기분이 좋을 리 있겠냐”며 “특정인을 음해하기 위한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고위직 승진인사. 가뜩이나 선출직 군수가 외부의 인사청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가운데 고위직 공무원의 입을 통해 나온 부적절한 인사개입 발언은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금산=송오용 기자 ccms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