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히포크라테스 선서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형태]히포크라테스 선서

[법률이야기]김형태 변호사

  • 승인 2012-05-28 13:40
  • 신문게재 2012-05-29 20면
  • 김형태 변호사김형태 변호사
▲ 김형태 변호사
▲ 김형태 변호사
히포크라테스의 선서에는 양심과 위엄으로 의술을 베풀며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고 비록 위협을 당할지라도 나의 지식을 인도(人道)에 어긋나게 쓰지 않겠다는 내용이 나온다. 의사들에게 고귀한 희생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러한 선서의 내용이 지켜지는 것일까? 우리는 막연하게 의사들이 그렇게 해 주어야 한다고 믿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그 내용이 잘 지켜지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들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는 바로 의료기술의 발달과 그에 따른 의료비용의 증가를 들 수 있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종래에 불치병으로 간주되었거나 그 존재조차 몰랐던 질병에 대한 치료술이 개발되었고 특히 새로운 첨단의료장비가 만들어짐에 따라 환자들은 병 치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환자들의 기대감에 비하여 의료기술이나 의료장비 사용에 따른 의료비용이 엄청나게 증가되어 이를 지불하는 보험회사나 의사들로서는 지출할 비용에 맞추어 최상의 의료기술이나 장비가 아닌 적당한 의료기술이나 장비사용으로 '분배'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바로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는 무색해 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현실적으로 최상의 의술을 베풀 수 없게 만들었던 원인 중의 하나가 변호사들의 의사들에 대한 소송으로 인한 것이라는 점이 기이하게 느껴진다. 사람들에 대한 봉사와 헌신을 직업으로 하는 최상의 프로페셔널들, 즉 의사와 변호사들이 서로 물고 물리는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미국의 사법제도가 우리와는 많이 다른 데서 오는 것으로 바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있음에 기인한다. 원래 손해배상제도란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발생한, 그리고 앞으로 발생할 손해 전부에 대한 배상을 원칙으로 하는데 이러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여기에 징벌적인 의미에서 원래의 손해배상금액에 덧붙여 금전적인 배상을 하도록 하는 것으로서 그 금액이 실제 손해배상액에 비하여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이를 지불해야 하는 의사나 보험회사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더욱이 변호사의 보수 금액이 승소금액의 30~40% 정도에 이르러 변호사들이 앞 다투어 의료소송을 제기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의사나 보험회사의 재정적 부담이 이들을 거의 파산지경으로 몰아가게 되면서 미국에서는 제1차 의료과실 위기(1975년)와 제2차 의료과실위기(1985년)를 겪게 되었던 것이다. 심지어 2004년에도 부시 대통령이 '의료과실 소송의 개혁'을 대통령 중점 공약사항으로 내걸고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하지 않을 수 없게 하였던 것이다.

아직은 우리나라에서는 미국과 같은 대량의 의료소송으로 인한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서서히 의료소송에 대한 사건 수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라고 했던 히포크라테스가 타임머신을 타고 와 지금 이 현실을 보았다면 무슨 말을 하였을까? 아마 '나도 잘 모르겠는데…'라고 하지 않았을까?

<대전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2024 세종상가공실박람회 `혁신적 역발상` 통했다
2024 세종상가공실박람회 '혁신적 역발상' 통했다

세종의 높은 상가공실 문제를 감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 문제 해결을 노린 혁신적 역발상의 '2024 세종상가공실박람회'가 실수요자들의 큰 관심 속에 막을 내렸다. 상가 소유주와 실수요자를 연결함으로써 상가공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종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동으로 20일부터 21일까지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이번 박람회에는 이틀간 1000여 명이 현장을 방문했고 프랜차이즈 부스에서는 6건의 실제 가맹계약이 성사됐다. 여기에 박람회 이후 10개 팀이 실제 상가 현장을 찾았으며 추가로 방문 예약..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