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예산 삭감이라는 초강수를 둔 충남도의회는 24일 정당별로 사태의 책임을 떠넘기며 대립각을 세웠다.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도민을 볼모로 힘겨루기를 한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자 이번 사태에 대해 반성하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입장을 내세운 반면 자유선진당과 새누리당 의원들은 사태의 책임이 집행부에 있다며 날을 세웠다.
김홍장(당진1, 민주) 도의회 부의장 등 민주당 소속 도의원 8명은 24일 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추경 예산 심의에 대해 도민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추경 예산안에 대한 도의회 상임위원회의 계수조정 결과를 보면 소규모 현안 사업비 미 반영에 대한 보복성 예산 삭감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며 “의회 민주당 도의원 일동은 소규모 현안사업비와 관련해 그동안 이를 개선하려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은 점을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이제는 예산의 원칙과 기준을 바로 세워야 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은 예산 편성과정에 소규모 현안사업비의 편성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김홍장 부의장은 또 “예산결산위원회는 원할한 도정과 도민의 삶을 위해 원칙과 기준없이 무분별하게 삭감한 예산을 바로 세워달라”고 주문했다.
25일로 예정된 도 본청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앞서 자유선진당과 새누리당도 각각 모임을 갖고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집행부에 묻기로 했다.
자유선진당 소속 의원들은 계수조정이 모두 끝난 시점까지도 별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집행부를 겨냥했다.
유환준(연기1, 선진) 부의장은 “이번 사태의 책임이 있는 도 집행부가 원칙만을 내세우며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며 “특히 안희정 지사가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지 않는 것은 문제를 확대시키는 일”이라며 성토했다.
새누리당도 집행부에 책임을 물었다. 새누리당 소속 한 의원은 “소규모 현안사업비가 쟁점이 되고 있지만 이번 사태의 책임은 의회의 고유 업무인 예산의 심의ㆍ의결권을 침해하려는 집행부에 있다”고 지적하며 “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계수조정이 끝날 때까지 가만히 있다가 이제와서 자신들은 잘못이 없다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시우 기자 jab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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