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덕구 주민들이 24일 대덕구의회 본회의장 앞에서 의회가 구정소식지 등의 예산을 삭감한 의결에 항의하며 의장실과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민희 기자 photomin@ |
대전 대덕구의회가 소규모주민생활편익사업비와 구정소식지 예산을 삭감한 추경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려다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대덕구의회는 24일 오전 11시 제188회 본회의를 열어 '제1회 추가경정 예산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주민들이 본회의장을 막아선 가운데 오후 10시까지 논의를 벌였으나 의장·부의장이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 퇴장하면서 자동 산회됐다.
구의회는 전날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성욱제)가 오후 11시 30분까지 심의를 벌여 집행부가 올린 추경예산안 중 5억4300만원을 삭감하기로 의결했다.
사용 목적을 특정하지 않고 구청장의 결재를 받아 집행하는 소규모주민생활편익사업비 2억원과 매달 1회 5만부가 발행되는 구정소식지 '월간 대덕&라이프'의 발간비용 7658만원이 전액 삭감됐다.
구민의날 및 동춘당문화제 1800만원과 사회복지생활시설위문 800만원, 청사유지관리비 1억4500만원 등도 전부 감액됐다.
주민들은 이에 따라 소규모주민생활편익사업비와 구정소식지 예산의 부활을 요구하면서 본회장에서 추경예산안 수정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김진동 대덕구 주민자치협의회장은 “주민들의 생활에 사용되는 주민생활편익사업비를 삭감한 것은 의회와 구청장의 감정적 갈등에서 나온 것으로 제대로 된 심의를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만 대한노인회 대덕구지회 부회장은 “나이 들어 인터넷도 못하는데 소식지마다 발간을 중단해 지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가 없다. 편집위원회도 구성했으니 소식지 예산을 되살리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주민들은 의회 본회의장에 들어가는 입구 앞에 앉아 의원들의 해명을 요구하며 본회의 개원을 저지했고 정용기 구청장은 주민들 앞에서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대덕구의회 박종서 의장은 “욕망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이런 식의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예결위를 통해 가결된 사안이고 재량사업비는 세우지 않는 게 추세”라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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