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땐 교복, 학교에서는 생활복?

등교땐 교복, 학교에서는 생활복?

“탈의실 없고 갈아입기 번거로워” 일부 생활복 편리성 취지 못살려

  • 승인 2012-05-24 14:20
  • 신문게재 2012-05-25 9면
  • 객원기자의 눈객원기자의 눈
기존 교복의 불편함과 무더위를 피하기 위한 학생들의 생활복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전지역 중ㆍ고등학교에서도 몇 년 전부터 여름철 생활복 착용이 늘어나는 가운데 일부 학교가 생활복을 도입하고도 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대전의 한 중학교는 올해부터 생활복을 도입했는데 등교할 때는 교복을 입게 하고 생활복은 따로 가져와 학교에서 갈아입도록 지도하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한 여학생은 “학교에 탈의실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디서 생활복을 갈아입으라는 거냐”며 “처음 생활복 도입을 얘기할 때는 등교할 때 입고 올 수 있다고 하더니 막상 도입 후에는 등교시 교복을 입으라면 대체 왜 생활복을 도입한거냐”고 따졌다.

또 다른 남학생은 “주변의 다른 학교는 아침 등굣길 생활복을 입고 가는데 왜 우리학교는 교복을 입고 오라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생활복 싸가지고 다니면서 갈아입으라고 하면 누가 생활복을 입겠느냐”고 반문했다.

학부모 이숙희(39)씨는 “생활복 도입 취지가 교복의 불편함과 무더위 때문이라면 생활복을 입고 등교해야하는 것 아니냐”면서 “학교가 무슨 패션쇼장도 아니고 아이들한테 번거롭게 옷을 갈아입으라고 하는 것도 이해가 안간다”고 항의했다.

다른 학부모 김미경(43)씨는 “생활복을 두벌이나 사놓았는데 아이가 학교 가서 갈아입는 게 귀찮다며 생활복을 아예 가져가지도 않는다”면서 “이렇게 운용하려면 생활복을 왜 구입하라고 했는지 모르겠으며 아이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생활복 판매업자를 위해 사라고 한 게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학교 관계자는 “아직 도입 초기라 혼란이 있는 것 같다”면서 “여학생들이 생활복을 따로 가져와 학교에서 갈아입는데 대한 불편함이 있는 게 사실인 만큼 학교 내부회의를 통해 개선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강성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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