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이수제 부작용 눈덩이

집중이수제 부작용 눈덩이

교사는 수업준비에 학생은 시험범위 부담

  • 승인 2012-05-24 14:20
  • 신문게재 2012-05-25 9면
  • 객원기자의 눈객원기자의 눈
정부가 학생들의 과목 수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수업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시행하는 집중이수제가 수업시수 불균형과 교사의 수업준비 부담 등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다.

집중이수제란 일부 과목을 한 학년이나 특정 학기에 몰아서 수업하는 제도로 지난해 중1과 고1을 대상으로 실시한 데 이어 올해는 중2, 고2까지 확대됐다.

한 학기에 배우는 과목 수를 8개로 줄여 학습 부담을 줄인다는 목적에서 도입된 것으로 수업을 집중적으로 진행해 학습효율을 높인다는 취지도 한몫했다.

그러나 도덕이나 사회, 기술ㆍ가정 등은 1주일에 3~5시간씩 몰아서 수업하다 보니 시간에 쫓겨 '수박 겉핥기식'으로 진도를 나가는 일이 많고 학생들 입장에서 시험범위도 많다는 것이다.

교사입장에서는 특정학기에 일부 과목이 집중되면서 수업시수의 불균형과 함께 수업준비도 만만치 않다는 불만이다.

대전의 한 고등학교 1학년의 경우 생명과학과 기술과 가정은 1학기에, 지리와 일반사회는 2학기에 몰아서 이수하게끔 돼있다.

한 여학생은 “특정과목을 매일 듣다보니 지루하고 시험 범위도 너무 많아 힘들다”면서 “문과, 이과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양한 과목을 접하며 자신의 적성을 찾아야하는데 학교에서 정하는대로 배우다보니 해당과목이 내 적성인지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불평했다.

고교생 정 모군은 “체육을 좋아하는데 작년 2학기에는 체육과목이 아예 없어 운동할 시간이 부족했으며 집중이수과목의 시험범위가 엄청나게 많아 시험때마다 힘들다”고 푸념했다.

일선학교 교사의 불만도 많다.

대전의 한 중학교 교사는 “1년 학습량을 한 학기에 가르치다보니 짧은 시간에 많은 단원을 지도해야해 수업준비 부담이 크다”면서 “학기 중 전학 가는 학생이 있을 경우엔 학교마다 집중이수 과목이 달라 같은 과목을 두 번 배우거나 아예 배우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지적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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