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고로 선정될 경우 1금고 유치를 위해 작성한 제안서 내용에 따라 운영하면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금고는 일반회계, 기금 등 큰 규모의 금고를 운영할 수 있으나 2금고의 경우 기존 특별회계만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1금고 제안서를 제출 후 2금고가 선정될 시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23일 세종시출범준비단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은행들은 세종시 1금고 유치를 위해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2금고 유치시 협력사업비의 금액을 1금고 제안에 맞게 제출, 2금고 선정 시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충남도 제3금고 사태가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공개경쟁 입찰방식에 따라 충남도 3금고에 신한은행이 선정 됐지만, 지난해 12월까지 금고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금고수탁 자격이 박탈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당시 신한은행 측은 충남도 기금을 담보로 중소기업 육성자금 6200만원에 대해 '마진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수탁계약을 거부했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 관계자는 “충남도 금고 선정 제안 설명회에서 없던 내용이 협의중 발생해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오픈된 내용을 가지고 제안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고, 우리은행이 손실을 우려해 함께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세종시 금고에 기회를 준다며 금고시스템이나 운영능력에 있어서 타 은행에 비해 다양하고 우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경험을 토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시출범준비단 한 관계자는 “지난 설명회 자리에서 은행권에 충분히 설명한데다가 세종시 금고 선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을 인식하고 있어 포기 사태는 없을 것”이라며 “각 은행이 1금고와 2금고 유치를 위해 전략적으로 선택해 제안서를 제출한 만큼 때문에 지난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종시 금고로 선정되는 은행은 기업이미지나 신뢰성, 공신력 등의 가치를 따질 수 없을 만큼 상당한 홍보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세종시는 발전 가능성과 상징성이 있는데다 정부중앙기관과 연구기관이 입주하기 때문에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수익측면에서 각 은행이 많은 고민을 했겠지만 세종시의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해 수익은 차후에 두고 제안서를 접수했다”며 “새롭게 시작하는 도시이기 때문에 미래가치를 본 만큼 당장 손실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세종시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9~30일 발표될 예정인 세종시 금고의 지정 평가항목과 배점기준은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 안정성(33점),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18점), 지역주민이용 편의성(21점), 금고업무 관리능력(18점), 지역사회 기여도(10점) 등으로 평가된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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