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안무자 유리 그리가로비치는 기존 '백조의 호수'에서는 단순한 악마에 불과했던 로트바르트를 지그프리트 왕자의 무의식을 좌우하는 천재적인 존재로 묘사한다. '운명(악마)과 사랑(왕자)'의 치열한 싸움을 그림으로써 우리가 동화로만 알던 '백조의 호수'를 심리 묘사에 충실한 낭만 소설의 경지로 올려놓았다.
또한, 프리마 발레리나를 맡은 고혜주(24일)와 이원은(25)은 국립발레단의 차세대 유망주로 2010년과 2011년에 오데트/오딜역에 발탁돼 격찬을 받으면서 국립발레단의 미래를 밝게 해주고 있다. 순백의 아름다움과 팜므파탈의 매력으로 가득찬 클래식 발레의 걸작 '백조의 호수'를 통해 봄빛 찬연한 오늘, 발레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전 '백조의 호수'는 주인공 지그프리트 왕자가 호숫가에 놀러 갔다가 악마의 저주를 받아 백조가 되어버린 오데트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내용. 차이콥스키 음악의 '백조의 호수'는 행복 버전과 슬픔 버전 등 두 가지 결말이 있는데, 국립발레단의 이번 작품은 행복 버전이다. 유리 그리가로비치는 행복 버전을 위해 차이콥스키 음악의 빠르고 경쾌한 풍을 살리는 방향으로 악보를 전면 재편집했다. 그는 또 기존 작품에서 단순한 악마에 불과했던 로트바르트를 지그프리트 왕자의 무의식을 좌우하는 천재적인 존재로 변주했다.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 B석 2만원, C석 1만원.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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