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엽 |
170㎝가 채 안 되는 까무잡잡한 중학생이 출발선에 섰다.
나란히 선 다른 선수들보다 무려 10~15㎝ 정도 작았다.
출발 버저가 울리자 왜소한 이 소년은 부리나케 물속으로 파고들더니 27초58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6년 전 세워진 해묵은 대회신기록(27초72)이 0.14초 경신되는 순간이었다.
이 소년은 대전이 낳은 마린보이 탄방중 김동엽(15)이다.
같은 대회 배영 100m 결승에서도 김동엽은 1분 00초 12로 역시 6년 묵은 종전 대회기록(1분 00초14)을 갈아치우며 시상대 가장 윗자리에 섰다.
2003년 삼촌의 권유로 수영에 입문한 김동엽의 우수한 기량은 이미 예전부터 검증됐다.
초교 6학년이었던 제39회 전국소년체전에서 배영 50m와 100m 1위를 휩쓸어 대회 최우수 선수상을 받았다. 중학교 1학년이었던 지난해 소년체전에서도 3학년 형들과 겨뤄 배영 50m 1위를 차지했다.
배영 단거리 국내 톱클래스 중에서도 톱에 해당하는 김동엽은 이번 체전에서 배영 50m, 100m에서 금메달 2개를 대전 선수단에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타 시ㆍ도에서는 소년체전을 앞두고 주력 선수에게 각종 대회 출전을 자제시키며 전력노출을 꺼릴 정도로 김동엽을 의식하고 있다.
그만큼 대전 마린보이의 기량을 높이 사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이같은 신경전에 무너질 김동엽이 아니다.
소년체전 금빛 물살을 위한 비장의 무기는 다름 아닌 돌핀킥.
작은 신장을 극복하기 위해 턴 직후 잠영 상태에서 양발을 모아 굽혔다 펴며 위아래로 물을 차며 전진하는 동작인 돌핀킥을 동계훈련에서 집중 연마했다.
김진우 탄방중 감독교사는 “동엽이가 턴을 하게 되면 키 큰 선수들에 따라잡히는 경우가 있어 돌핀킥을 많이 연습, 예전보다 기량이 많이 좋아졌다”고 치켜세웠다.
김동엽은 또 키에 비해 손과 발이 커 소위 “물을 잘 잡는다”라는 평가를 수영계로부터 받고 있으며 어느 선수보다 승부욕과 집중력이 강하다. 이같은 경기 스타일 때문에 연습 때보다 대회출전 시 기록이 더욱 좋은 장점을 갖고 있다.
김동엽은 “남은 기간 더욱 열심히 노력해 이번 소년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오겠다”며 “앞으로 박태환과 같은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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