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매일 3.4명, 성범죄 근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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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매일 3.4명, 성범죄 근절해야

  • 승인 2012-05-21 20:02
  • 신문게재 2012-05-22 21면
최근 몇 년, 우리 사회는 성범죄와 전쟁을 치렀다. 김길태ㆍ김수철로 이어진 아동 성폭행, '도가니'로 대변되는 장애인 성폭행에 분노가 들끓었다. 여기에 힘입어 성범죄자에 대해 전자발찌 부착과 신상정보 공개를 하게 됐고 일명 '도가니'법도 제정되는 등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처벌 수위도 높아졌다. 그런데도 성범죄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전에선 하루 1.53건, 충남에선 1.83건의 성폭력 범죄가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매일 3.4명의 여성이 성범죄 대상이 된 것이다. 엊그제만 해도 교생실습을 나갔다가 알게 된 여고생을 추행한 대학생이 대전둔산 경찰에 붙잡혔다. 이날은 어린 의붓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아버지에게 전자발찌를 부착하라며 대법원이 대전고법으로 사건을 환송한 날이었다. 강력한 처벌이 효과가 없다면 성범죄를 근절할 근본적인 대책을 돌아봐야 하겠다.

당장의 성범죄뿐 아니라 미래의 피해자를 보호하는 길은 교육에 있다. 우리 사회의 성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성폭력방지법특별법이 제정된 이래 각급 학교에선 성교육이 의무화되어 있지만 여전히 형식적 수준에 머문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단순한 생물학적 성교육을 넘어 인권 감수성을 기르는 수준이 돼야 한다.

또한 성범죄를 저지른 범인은 반드시 붙잡아 처벌받게 하는 게 중요하다. 지역 경찰의 검거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성범죄 수사의 어려움을 인정하더라도 경찰은 한 사람의 인생이 파탄 나는 상황을 막는다는 심정으로 수사에 힘을 쏟아야 한다. 성범죄자들이 활보하며 호시탐탐 여성들을 노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성범죄 빈도가 높아지는 계절이다. 성범죄가 우리 사회에 더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경각심을 높이고 예방 활동도 적극 펼쳐야 할 때다. 여성들이 마음 놓고 다닐 수 없는 사회에서 선진이 어떻고 떠들어봐야 낯부끄러운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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