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대로 추진하면 충남도내 초ㆍ중학교 4학교 중 1학교(24.2%) 꼴로 문을 닫게 된다. 충남도의원들은 '학생수 몇 명 이하' 등 기준을 설정해 밀어붙이는 현행 방식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실 농산어촌의 경우, 학생수라는 계량적 단위보다 '1면 1교 정책' 유지 등 지역적 특수성을 더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적정규모 학교 육성의 원칙을 몰라서가 아닐 것이다.
통폐합을 추진하는 기본 논리는 크게 둘로 나눠볼 수 있다. 소규모 학교에서 정상적인 교육과정 이행이 어렵다는 교육 논리, 소규모 학교의 비효율적 측면을 고려한 경제 논리가 그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도의원들은 오히려 “경제와 효율성 논리로 학교 통폐합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맞선다. 지역 학생의 학습권 보장에 역행한다는 인식이다.
현실적으로 통합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물론 도내 농산어촌 학생들의 낮은 학습 동기, 학업성취도 차이의 발생 원인이 학교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5년 간 충남에서만 50여개 학교가 통폐합됐다 한다. 재정적 인센티브까지 내세우는 이 계획이 농산어촌 교육 여건을 얼마나 신장시켰는지 검증해볼 필요도 있다.
충남도의원들은 귀농ㆍ귀촌과 관련지어서도 폐교에 제동을 건다. 소규모 학교의 위기 극복이 곧 농촌지역사회 살리기로 직결된다는 판단인 듯하다. '60명 이하'와 같은 일률적인 잣대보다 휴교 등으로 탄력적으로 운영하든지 농어촌 학교 살리기를 추진한 뒤 폐교를 추진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다. 실제로 통폐합 위기에서 자구 노력으로 되살린 학교가 적지 않다. 통폐합 규모를 낮추거나 속도를 늦추는 것도 방법의 하나다.
이 문제는 더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했는지의 과정과 내용에도 충실해야 한다. 기준대로라면 통폐합 대상 학교는 충남도내 759개 학교 중 184개교에 이른다. 누구보다 지역 주민의 의견을 폭넓게 들어보고 특히 해당 농산어촌을 살리려는 시각에서도 접근하길 바란다. 통폐합이 농산어촌 황폐와나 지역사회의 구조적 해체와 직결된다면 더욱 그렇다.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도의회와 교육청이 손잡고 풀어야 한 사안이 아닌가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