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금주면 반값에” 신뢰거래 현혹

건축자재업자 계약금만 꿀꺽… 다리놔준 중간업체는 발뺌 몽골인에 판매사기 피해 속출

<속보>=몽골인 건축업자나 자재상을 상대로 한 국내 판매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피해자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피해 몽골인들에 따르면 기존 경기도 평택 B가설업체 대표 C(38)씨의 소개로 L(38)씨에게 철재 지지대인 서포트를 다량 구입하려 했지만, 물품은 고사하고 B업체마저 발뺌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몽골인들은 L씨가 “서포트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매대금이나 계약금을 지급하면 물품을 즉시 수출용 컨테이너에 실어 건네겠다”며 “사업장도 평택뿐만 아니라 용인에도 있기 때문에 보유량이 많고 저렴하다고 속였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명경투야씨는 지난 3월 13일 B업체에서 L씨와 서포트 3000개를 구입하는 명목으로 매매대금의 절반인 1320만원을 건넸다가 낭패를 봤다.

마그네씨도 같은 달 12일 4500개의 서포트를 구입하기 위해 1980만원을 L씨에게 줬으며 엔트바트씨는 같은 달 9일 9000개 3900만원, 두부싱두무르씨 5000개 4400만원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L씨가 제시한 금액은 철재서포트 1개당 8800원 꼴로 시중가 1만6000원보다 55%가량 저렴해 몽골인들이 서둘러 계약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몽골인들이 사기를 당한 후 확인한 결과 L씨가 주장한 용인 사업장도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분통해했다.

특히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적정 구매처를 찾던 중 회사 전경과 C씨의 개인 휴대전화번호가 게재된 홈페이지를 보고 접촉했으며 현재도 문제의 홈페이지는 운영 중이다.

이들 몽골인은 “계약 당시 B업체의 대표 C씨가 소개해주고 그 회사의 명판까지 찍었다”며 “인터넷상 B업체가 중고가설재를 매입하거나 판매하는 업체로 '서로 신뢰할 수가 있는 그런 업체와 거래하고 싶다'는 식으로 현혹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C씨는 “L씨와 친분관계에 있었지만 내가 회사에 없는 사이 몰래 몽골인들과의 계약체결을 위해 회사명판을 찍은 것뿐”이라며 “회사 판매대금을 가로챈 횡령혐의로 L씨를 고소한 상태”라고 말했다.

천안=김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