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택]지방의회 의장단 구성에 지방자치의 미래가…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최호택]지방의회 의장단 구성에 지방자치의 미래가…

[시사 에세이]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사) 한국공공행정연구원 원장

  • 승인 2012-05-21 14:14
  • 신문게재 2012-05-22 20면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사) 한국공공행정연구�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사) 한국공공행정연구�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사) 한국공공행정연구원 원장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사) 한국공공행정연구원 원장
최근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 개편추진위원회가 6대 광역시에 속한 자치구의 지방의회를 폐지하고 민선 구청장을 관선으로 바꾸는 개편안을 의결한 바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그동안 지방의회가 보여온 의장단 구성에 있어서의 부적절성과 함께, 각종 이권과 관련한 청탁비리 또는 개입 등으로부터 여러 가지로 자유롭지(또는 적절한 변명과 대응을) 못했던 과거가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 형편에서 치솟는 물가가 그렇지 않아도 힘겨운 삶이 더욱 핍박함으로 다가서는 서민 유권자의 시각으로는 별로 하는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엄청난 급여(?)를 받는 것으로도 부족하여 연수라는 명목으로 공짜 해외여행(?)을 다니는 지방의원을 곱게 보아주기 어렵기에, 날이 갈수록 지방의회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점점 더 높아짐도 간과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는 국민투표를 통해 의결안을 밀어 붙인다면 통과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솔직히 지방자치를 전공하는 필자부터도 막상 투표용지를 받으면 망설여 질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어떻게 30여 년 동안 군부독재에 의해 중단되었던 지방자치를 왜 부활시켰는가를 생각 해야만 한다.

물론 제도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과연 제도의 문제인지 인적구성과 그 행태의 문제인지를 냉철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현재의 지방자치 문제는 제도보다 구성원들의 행태가 더 문제란 판단에서 한달여 후로 다가온 지방의회 후반기 의장단 구성과정은 지방행정체제 개편추진위 안의 추진여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따라서 지방의회는 이러한 역사적인 기로에 선 시점임을 분명히 인식하여 다음의 몇 가지를 참고하여 최대한 공정한 시스템을 구축하여 이렇다 할 잡음 없이 원구성을 함으로써 지방자치의 소중함을 스스로 입증해 주길 간곡히 바란다.

첫째, 지방의회 의장단 구성에 있어서는 지역구 국회의원 또는 소속 정당의 위원장 의중이 중요하게 반영되어 왔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불협화음을 일으킨 원인의 상당한 책임은 그들에게 있었음을 인정하고, 더 이상의 배후 조종을 중단해 공평한 경쟁을 보장함으로써 참다운 지역인재를 키우는 데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둘째, 최근 대부분의 지방의회가 의장단 선출방식을 교황식 선출방식에서 후보자 등록후 투표방식으로 변화를 가져왔다. 이것이 최선의 방식은 아니지만 현재 주어진 현실 속에서는 가장 합리적인 대안으로 생각된다. 문제는 상임위원장 선출방식에 있다. 현재 상임위원장 선출을 규정한 위원회조례의 대부분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본회의에서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의장 선출에 있어서의 사전담합과 밀실야합을 통해 계파간 분배를 가능케 할 소지가 다분하기에 상임위원장은 소속 상임위원들 간의 합의 또는 경선을 통해 위원장을 선출하도록 조례를 개정함으로써 줄서기를 방지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물론 이 또한 최선의 안이라기보다는 주어진 현실 속에서 가장 합리적인 안이라는 것이다.

셋째, 주민참여형 의장단 선거방식의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해주길 권면한다. 우선 당장 해볼 수 있는 것은 의장후보 초청토론회를 열어 그들의 자질과 역량을 검증하는 것이다. 의장에게 대부분의 권한이 집중된 만큼 자신의 영달보다는 주민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인물이 될 수 있도록 이번 하반기 의장단선거에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 질 수 있길 바란다.

넷째, 어찌보면 작금의 문제들은 탄탄하지 못한 정당공천제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 정당의 평균수명이 3~4년 밖에 되지 않고,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생각할 때 일정기간 그 제도를 유보하는 것도 필요 할 것이다.

지금 우리의 지방자치가 기로에 서 있다는 것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이번 후반기 원구성과정이 중요한 이유다. 내가 아니라 국민만 바라보면 답이 보이는데 왜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지 답답할 따름이다. 지방의회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길 기대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