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된 한글편지 복원… 부부愛 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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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된 한글편지 복원… 부부愛 절절

'~하소' 부인 존칭으로 대해… 조선전기 생활풍습 한눈에 대전역사博 10월 개관때 공개

  • 승인 2012-05-20 16:07
  • 신문게재 2012-05-21 2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대전선사박물관(관장 윤환)은 지난해 유성구 금고동 제2매립장 조성현장에서 안정나씨(安定氏) 묘에서 미이라와 함께 출토된 한글편지의 복원을 완료했다. <사진>

500년 된 총 2점의 편지는 금고동 안정나씨(安定氏) 종중 분묘 이장 중에 발견된 것으로, 나신걸(臣傑, 15세기중반~16세기 전반 추정)의 부인 신창맹씨(新昌孟氏, 생몰년 미상)의 목관 내에서 미이라ㆍ복식ㆍ명기 등과 함께 출토돼 출토 당시 미이라의 머리맡에 놓여 있었다.

출토 후 국가기록원에 의뢰해 복원된 이 편지는 매장자 남편의 생몰년대로 비정해 볼 때, 지금까지 발견된 한글편지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알려진 순천김씨 묘 출토 언간(충북대박물관 소장, 1555년)보다 앞선 16세기 전반의 것으로 추정된다.

이 편지는 당시 군관으로 멀리 나가 있던 남편이 고향에 있는 아내에게 보낸 것으로, 편지의 뒷장에 받는 사람이 '회덕 온양댁'이라고 수신인이 적혀있다.

평소 남편에게 받은 선물과 같이 귀중히 간직하던 신창맹씨가 졸(卒)한 후 고인이 아끼던 편지를 같이 매장한 것으로 추정되며, 남편이던 나신걸이 멀리 함경도 경성(鏡城) 군관으로 부임 받아 가면서 부인 신창맹씨에게 안부와 함께 농사와 소작 등의 여러 가정사를 두루 챙기고 있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또 편지에 보이는 고어 한글은 정성스럽게 한자 한자 정갈하게 썼으며 부인에게 '~하소'라고 16세기에 주로 사용되었던 경어체로 표현돼 있어 조선 전기 부부간에 서로 존칭으로 대했음을 알 수 있다.

이 편지는 16세기 전반 장례문화, 복식문화 및 한글고어 등 당시의 생활풍습을 추정할 수 있는 귀중한 유물이며, 조선시대 부부간의 정과 생활상을 그려볼 수 있는 뜻 깊은 자료이다.

한편 이 편지는 오는 10월 개관예정인 대전역사박물관에서 현전하는 최고의 한글편지로 최초 공개될 예정이다.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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