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소득격차 얼마나 완화되고 있나

  • 오피니언
  • 사설

[사설]소득격차 얼마나 완화되고 있나

  • 승인 2012-05-20 14:44
  • 신문게재 2012-05-21 21면
통계청의 올 1/4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소득 5분위(최고소득층)의 소득액은 소득 1분위(최하소득층)의 5.44배였다. 소득 분배 상태가 조금 완화 추세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국내 근로소득 격차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멕시코(5.71배) 다음으로 크다. 소득 및 빈부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 노력이 왜 시급한지는 각종 지표가 말해주고 있다.

우선 천정부지로 올라버린 장바구니 물가를 보면 물가 불안이 주춤해 실질 가계소득이 증가했다고 낙관하기엔 이르다. 실질 가계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고 인식하는 중산층과 서민이 얼마나 될까. 상류층 소득이 늘고 하류층은 감소했다는 통계를 자주 접한 터라 더 체감하기 어려울 것 같다.

적어도 양극화 완화나 소득분배 개선 효과를 말하려면 상위 20%와 하위 20% 간 소득 격차가 5배 이상 유지되는 구조부터 깨야 할 것이다.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는 것도 소비지출을 늘릴 만큼의 월평균 가계소득 수준이 아니라고 해석해야 보다 현실에 근접할 것으로 본다.

더구나 도시와 농촌, 장애인 가구와 비장애인 가구의 소득격차도 커지는 추세다. 이러한 소득 격차는 곳곳에서 사회적 불공정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득격차 심화는 최소한의 삶을 영위하기 힘든 절대적 빈곤뿐 아니라 소득 중간층 이하에서 느끼는 상대적 빈곤율도 아울러 높인다. 20 대 80 사회로 갈수록 그 사회는 불행하다. 미래사회의 최고 위험 인자로 소득 양극화가 꼽히는 이유도 이것이다.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은 6.83배에 이르는 교육 부문 소비지출 격차다. 소득 양극화가 최악의 교육 양극화를 불렀다. 저소득층 교육비 지출 감소는 공교육보다 사교육에서 교육비 지출이 벌어짐을 의미한다. 이러한 구조라면 부모 소득격차는 자녀 진학격차, 교육격차로 대물림될 수밖에 없다.

소득이 존재하는 한 소득격차는 존재한다. 역설적이지만 바로 그래서 소득격차 해소에 역점을 둬야 한다. 일을 해도 가난한 워킹푸어를 봐도 상ㆍ하위 간 여전히 5배 이상인 양극화 해소가 복지의 선결 과제임을 알 수 있다. 저소득층 소득 증가로 소득 분배가 개선됐다고 만족할 때는 아니다. 통계로 보나 현실로 보나 양극화 진행을 막는 해결 방법을 찾는 일이 더 시급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철도지하화 선도 사업 첫 타자 '대전 조차장역' 선정
  2. 설동호 교육감, 국회 교육위 출석해 사과… 질타 잇따라
  3. 무기력·신분불안 느끼는 교사들 "교사 의견 수렴 없이 졸속·탁상 대책 마련하고 있어"
  4. 대전 건설업체 2024년 기성실적 3.4%↑
  5. '사교육카르텔' 교원 249명 문항거래로 213억 챙겨…대전서도 2건 확인
  1. ‘장 담그기 좋은 날이네’
  2. 대전 초등생 사건 본질과 무관한 신상털기·유언비어 잇따라
  3. 교육부 대전교육청 감사… 긴급 분리·조치 등 신설 골자 '하늘이법' 추진
  4. 80돌 맞는 국립중앙과학관 2025년 전시·체험·강연 연간일정 공개
  5. 대전소방, 대전시립박물관 화재안전 점검

헤드라인 뉴스


교육부 교원 벽 높이기 검토… 졸속 대안에 임용 준비생 혼란 우려

교육부 교원 벽 높이기 검토… 졸속 대안에 임용 준비생 혼란 우려

대전 교내에서 발생한 초등생 살해 사건을 계기로 교육부가 교원 임용시험을 강화한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교육환경 체질 개선이 아닌 채용의 벽을 높인 졸속 정책이라는 비판이 잇따른다. 구체적인 계획과 설명도 없어 임용 준비생들의 불안감이 가중돼 오히려 교원 기피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부는 故 김하늘 양 사건 이후 교육 현장 안전 체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대전 초등생 사망 대응 방향'을 18일 발표했다. 교육부는 저연령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특수 직군이라는 점을 들며 교원 양성 단계에서 교직적성 및 인성검..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박가영씨 목원대 명예졸업 "빛나던 열정 기억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박가영씨 목원대 명예졸업 "빛나던 열정 기억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고 박가영씨가 동기들과 함께 졸업의 순간을 맞았다. 패션을 통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던 꿈 많던 대학생은 이날 학사모를 쓰지 못했지만, 그가 사랑했던 캠퍼스는 빛나던 열정을 기억하며 명예졸업을 선사했다. 목원대는 20일 '2024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을 갖고 2022년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고 박가영씨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했다. 참사 가영씨는 당시 목원대 섬유·패션디자인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었고, 올해 23세가 된 그의 동기들은 졸업을 한다. 가영씨는 중학교 시절 TV에서 목..

"충남·세종 건설공사 기성액 늘었지만 중소건설사는 난항 지속"
"충남·세종 건설공사 기성액 늘었지만 중소건설사는 난항 지속"

2024년도 세종과 충남 건설공사 전체 기성액이 2023년도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위 건설사들의 약진이 반영된 결과로, 중소 건설사들의 어려움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19일 대한건설협회 충청남도회·세종시회에 따르면 충남 지역건설사의 전체 기성액은 지난해 4조9448억원 보다 2389억(4.8%) 증가한 5조1837억원으로 집계됐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충남의 경우 경남기업(주)이 3869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으며, 활림건설(주)이 1922억원을 신고하며 2위, 해유건설(주)이 1870억원을 신고하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봄이 오고 있어요’ ‘봄이 오고 있어요’

  • ‘해빙기, 위험시설물 주의하세요’ ‘해빙기, 위험시설물 주의하세요’

  • ‘장 담그기 좋은 날이네’ ‘장 담그기 좋은 날이네’

  • 인도 점령한 이륜차와 가게 홍보판 인도 점령한 이륜차와 가게 홍보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