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시키고 있지만 효과는 그다지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가 내 놓은 '구매욕을 불러일으키는 매장 전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 철저히 계획된 매장 전략은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끌어올리고, 매출 신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입구='구매욕을 불러일으키는 매장 전략'에 따르면 입구는 강렬한 첫인상과 고객 선별의 최적지다. 고객 심리 이해에 한발 앞선 고수익 매장은 입구부터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역할 뿐 아니라 고객 선별의 전략적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매장 바깥 고객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많은 업체는 시각적으로 돋보이는 디자인에 주력하고 있다.
루이비통의 경우 '고객에게 여유롭고 쾌적한 쇼핑공간을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매장 내 고객 수를 제한한다. 하지만, 이면에는 다양한 성격의 고객 중 '조용히 기다릴 줄 아는 온화한 성품의 상식적인 루이비통 팬'을 선별하기 위한 고도의 장치다.
루이비통은 이런 고객들이야말로 수고와 비용을 쏟아 부은 최고의 매장에서 진심으로 응대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동로=이동로도 쇼핑객들의 동선을 고려한 스토리텔링식으로 매장이 배치된다.
시즌별 스토리 주제를 정하고 오감 중 시각과 후각, 청각 등을 자극해 구매 계획에 없던 상품까지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다.
상품 특성이 아닌 고객의 쇼핑 목적을 고려해 생선 코너 옆에 회, 해물탕, 초밥을 진열하거나 돼지고기 옆에 양념소스와 과일을 진열하는 것이 일례다. 또 갓 구워낸 빵이나 갓 볶은 커피향, 직원의 상품 홍보 멘트는 해당 상품을 목전에 두었을 때보다 지나는 길에 접했을 때 유인 효과가 배가 된다.
직원들은 과일기획전을 경우 바나나 티셔츠를 입는다든가, 휴가시즌일 경우에는 비치웨어를 입은 채 이동 복도를 걸어다니며 쇼핑객과 인사를 나누고 해당 상품코너로 유인하는 것이다.
▲진열공간=입구나 이동로에서 상품을 주목시키는데 성공했다면 진열공간에서는 촉각과 미각을 최대한 자극해 상품 체험을 촉진하는데 주력한다. 불충분하거나 단조로운 상품 진열은 매출 하락의 직접적 원인이 되지만, 반대로 고객이 감소했는데 매출이 상승하는 이유는 상품이 매력적으로 갖춰졌거나 진열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돌출이나 함몰 등 공간의 반전을 적극 활용해 시선을 집중시키고 직접 만져보고 싶은 심리를 최대한 자극한다.
세계적 축제나 명절 등에 맞춰 디스플레이 전략을 연속성 있게 전개하는 브랜드의 경우 상품 진열 자체가 강력한 브랜드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직원=매장 직원은 고수익 창출의 핵심 변수다. 겉으로 드러난 고객 요구보다 마음속에 숨겨진 불만과 잠재욕구를 자세히 살피고 고객과 직원간 소통을 확대함으로써 판매 극대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훌륭한 직원이야말로 구매를 망설이는 고객에게 확신을 심어주는 '쇼핑지원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실제 에르메스나 샤넬 등 고가의 명품 매장은 직원을 단순 세일즈맨이 아닌 '쇼핑 앰배서더(Shopping Ambassador)'라 칭하고 접객 태도, 상품의 우수성 등을 교육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긍정적인 자세와 열정으로 특정상품이 아닌 고객입장에서 만족할 상품을 판매하는데 목표를 두고 다양한 제안을 시도하는 것도 직원들의 차별성이다.
▲화장실과 주차장=주차공간과 화장실은 쇼핑객들의 마지막 인상 결정지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의 주차장은 폐쇄성으로 인해 '피하고 싶은 우범공간'이라는 인식도 있지만 최근에는 이에 대한 노력이 적극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CCTV 확대와 안전요원 배치로 고객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쾌적한 공간, 나아가 또 들르고 싶은 공간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화장실은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특성 때문에 자칫 고객의 불쾌감을 사기 쉬운 대표적 공간이다.
실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 매장조차도 한두번의 소홀한 관리로 불쾌감을 일으키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차장이나 화장실에 대한 불쾌감을 유형화하고, 상시 업데이트해 이를 토대로 운영상태를 소홀함 없이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앞서 언급된 5가지처럼 적중률 높은 유통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무의식과 무의식적 행동 습관을 지속적으로 추적하는 근성이 필요한 것이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유통매장에 끊임없이 쏟아지는 신상품의 80%가 고객심리에 대한 불충분한 이해로 인해 혹독한 실패를 겪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거리를 조망하듯 시장 트렌드를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거리에서 개별 고객의 속마음을 정교하게 파악하는 작업이 절실하다.
또 상품은 고객 요구에 맞춰 당장 변형이 불가능하지만 유통매장에서의 접객은 개별 고객에 맞춰 신속하고 다양한 재조합이 가능한 만큼 고객 맞춤의 범위를 상품에만 한정하지 않고 유통 현장에까지 확대 적용해야 한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