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시절 통산 홈런 92개를 때린 유승안 현 경찰청 감독을 빼면 월척이 나오지 않았다. 수년 동안 주전이었던 신경현과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에서 데려온 최승환도 타격과 도루저지 등에서 약점이 있다.
강한 어깨와 '한방'까지 갖춘 롯데 강민호, SK 조인성 같은 리그 정상급 포수가 늘 부러웠던 한화다.
그러나 올 시즌 독수리군단 안방에 희망이 싹트고 있다. 차세대 대형 포수 탄생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2006년 2차 전체 18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정범모(26)와 연습생 출신으로 절치부심 중인 이준수(25).
허구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얼마 전 TV중계에서 “정범모의 타격이 예사롭지 않다”며 “앞으로 한화 포수 가운데 주목해야 할 선수다”고 칭찬했다.
안정된 투수 리드와 도루 2개를 시도, 모두 성공할 정도로 빠른 발과 주루 센스도 정범모의 무기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팀내 선배 포수들의 부상 등으로 지난 13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엔트리 등록 3일 뒤 이준수는 드디어 일을 냈다. 16일 잠실 두산전 4-4로 맞서던 8회초 2사 2, 3루에서 1군 데뷔 타석에 들어섰다. 두산 좌완 이혜천이 던진 144㎞짜리 직구를 통타, 역전 2타점 2루타를 뽑아내며 이날 경기의 신데렐라가 됐다. 이준수는 분명히 도루 저지 등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
하지만, 야구센스와 동작이 재빨라 잘 다듬는다면 수준급 포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한화 코칭스태프들의 판단이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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