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추된 위상과 신뢰를 회복할 고강도 개혁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잇단 사건으로 경찰청장까지 사퇴하며 치욕을 겪은 경찰이 김기용 신임 청장 취임 이후 쇄신 의지를 다지고 있다.
김기용 청장은 '쇄신'을 취임 일성으로 내세우며 경찰쇄신단 구성에 나선 상태며, 경찰 조직의 정신 재무장을 앞세우는 등 조직 혁신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그 시발점으로 이른바 '초심찾기 대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조기에 위축된 조직의 안정을 꾀하고,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경찰관의 의식개혁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구상이다.
경찰은 이를 위해 오는 18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아산에 위치한 경찰교육원에서 대전과 충남지방경찰청장을 비롯한 전국 지방청장과 일선 서장들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조직 쇄신 방안과 일선 경찰들의 정신 재무장을 위한 교육 방안 등이 논의된다.
또 경찰은 이후 일선 경찰서 과장급은 물론 경위 이하 현장 경찰관들에게까지 워크숍 및 교육을 확대해 내부 혁신에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이상원 대전지방경찰청장은 “말그대로 경찰이 입문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취지”라며 “조직 발전을 위한 심도있는 논의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찰의 쇄신 의지에 대해 일단 일선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김기용 청장은 충남청장 재직 시절에도 잇단 자체 사고를 해결하기 위해 유사한 방식의 내부 혁신 프로그램을 운영해 성과를 거둔 바 있어 지역 경찰 조직에서는 특히나 기대감이 높다.
충남 경찰 관계자는 “쇄신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다”며 “경찰 스스로의 의식 개선과 혁신이 뒷받침 돼야만 제도적 보완도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의 쇄신 의지가 '용두사미'로 끝날 우려도 존재한다. 이미 조현오 경찰청장 시절에도 경찰개혁 7대 과제를 내세우는 등 쇄신 의지를 보여 온 것은 한 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부 혁신 의지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실천과 구체적인 시스템이다. 시스템 개혁과 의식 개혁이 동시에 이뤄질 때만이 진정한 혁신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창훈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외국 상황과 비교해 봐도 우리 경찰의 상황은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위상을 재정립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기술적인 부분의 선진화에만 치중하기 보다 사명감과 도덕성을 강화하고, 법 집행의 일관성이 담보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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