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헌선 대전동산초 교감 |
영국의 시인 바이런은 '남에게 베푼 이익을 기억하지 마라. 남에게서 받은 은혜를 잊지 마라'는 식상한 말 같지만, 우리에게 꼭 필요한 명언을 남겼다. 다른 사람에게 베푼 이익을 언제까지나 기억하여 공치사하지 말 것이며, 남에게서 받은 은혜는 평생 잊지 말고 보답하라는 말이다. 사회생활을 하며 주고받을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마음가짐이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이와는 반대인 경우가 많다. 작은 이익이라도 자기 덕분에 남이 얻게 되면 두고두고 생색을 내고, 반면에 자신은 다른 사람에게 큰 은혜를 입었어도 쉽게 잊어버리는 것이다. 세상에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살아왔거나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아무리 유능한 사람이라고 해도 자신의 잘남을 내세우는 사람에게는 신뢰감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의 공을 주위의 사람들에게 돌릴 줄 아는 미덕을 갖춘 사람이 더 믿음직스러울 것이다. 누구에게나 내 일, 내 자리, 내 인생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러한 나를 있게 한 주위의 지원과 격려를 망각한다거나 외면한다면 결코 올바른 인생을 산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그 옛날, 춥고 배고프던 시절, 오로지 배우겠다는 일념 하나로 학교에 다니던 시절, 선생님 말씀은 곧 법이었다. 선생님께 매를 맞고 와도 부모님들은 대체로 잘못한 아이를 나무랐다. 그러나 세월은 흘렀고, 모든 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사랑스러운 자녀가 1명이거나 많아야 2~3명이다. 너무 사랑스러워 과잉보호 차원의 애정으로 자녀를 키운다.
교사도 달라져야 한다. 매사에 기준이 있어야 하고,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말 한마디도 조심하고, 행동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말투가 거칠고 행동이 제멋대로인 아이들을 바로 잡으려 노력하되, 가능하면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노하우를 발휘하며, 수업 시간에 조는 아이를 위해 때론 코미디언도 되어야 하고, 대인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아이에겐 친구가 되어 꾸준히 상담 활동을 하며 원인을 분석하고 대인관계를 무난히 할 수 있도록 처방적인 지도도 해야 한다. 사고를 친 아이에겐 재판관을 감동시킬 수 있는 탄원서도 쓸 줄 알아야 하니, 참으로 선생 노릇 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사는 현실을 어려워하거나 비관하지 않는다. 교직을 '잠재적 비리집단'으로 매도하며 3대 토속비리 운운하며 교육자인 걸 부끄럽게 만들곤 해도 선생이 된 걸 후회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시달리고 주변의 시선이 따가워도 그저 선생 임에 자긍심을 가지며, 오로지 사명감으로 묵묵히 학교 현장을 지키려 애쓴다. 억울하다고 푸념하지 않고, 힘들어도 사랑과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정말 이번 5월은 사랑과 은혜 그리고 보은과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한 축복의 달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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