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8월 시작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2011~2012시즌은 지난 13일의 38라운드를 끝으로 9개월의 긴 일정을 마무리했다. 올 시즌 EPL에서 활약한 한국인 선수는 총 4명. 이들에게 올 시즌은 어떻게 기억될까.<사진 왼쪽부터> 박지성, 이청용, 박주영, 지동원. [뉴시스 제공] |
▲박지성, 눈 앞에서 놓친 리그 2연패
박지성은 맨유에 입단했던 2005년 여름 이후 처음으로 무관을 경험했다. 그동안 큰 경기에 강한 이미지로 '승리의 파랑새'라는 듣기 좋은 별명까지 얻었던 박지성이지만 올 시즌 박지성이 출전한 경기에서 맨유가 웃는 경우가 크게 줄어들었다. 박지성이 출전했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에서 맨유가 잇달아 고배를 마시면서 리그 말미에는 출전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았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잃었다는 영국 현지 언론의 보도가 이어졌다.
올 시즌이 박지성에게는 실망스러운 결과라는 점은 분명하다. 어느덧 팀 내 고참급 선수가 된 박지성에게 2012~2013시즌은 다시 한 번 힘을 내야 할 시점이다.
▲이청용, 11년만에 2부리그 강등 '쓴맛'
승승장구를 거듭하던 이청용에게 2011~2012시즌은 분명한 쉼표다. 개막을 앞두고 출전한 친선경기에서 정강이 이중골절을 당한 탓에 10개월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재활을 해야 했다.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큰 부상을 당하지 않았던 이청용에게 이번 부상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볼튼과 한국 축구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이청용에게 휴식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면 철저한 재활을 거쳤지만 부상 재발에 대한 우려가 뒤따르게 됐다.
이청용이 팀을 떠난 사이 볼튼은 11년 만에 2부리그로 강등됐다. 이제는 선택의 시간이다. 소속팀에 충성심을 발휘해 다시 한 번 EPL승격을 이끌 것인지, 아니면 이적을 통해 새로운 출발에 나설 것인지 힘겨운 선택을 해야 한다.
▲박주영, 주전 실패… 대표팀 입지도 흔들
그토록 기대했던 잉글랜드는 박주영에게 크나큰 시련을 안겼다. 창창했던 축구선수로서의 경력이 일순간 바닥으로 내쳐졌다. 자신의 '드림팀'이었던 아스널에서 겪은 좌절이라는 점에서 충격은 더욱 크다. 사실상 아스널에서 보낸 한 시즌은 박주영의 선수 생활에 있어 한 숨을 돌리는 시간이 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현 소속팀에서 미래는 없다는 것. 더욱이 국민 정서에 위배되는 병역연기 혜택까지 공개되면서 견고했던 지지기반도 크게 흔들렸다.
소속팀에서 부진한 성적이 이어진 탓에 견고했던 대표팀에서의 입지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박주영에게 이적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선수 개인을 위해서도 한국 축구대표팀을 위해서도 아스널 탈출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동원, 넘지 못한 출전시간 제한 '한계'
전남을 떠나 선덜랜드의 유니폼을 입고 한국인 최연소 프리미어리거가 된 지동원은 이적 첫 해 비교적 성공적인 성과를 얻었다. 비록 출전 시간은 크게 줄었지만 의미있는 골을 두 차례나 넣으며 팬에게 자신의 이름을 분명하게 알렸다.
주전 경쟁에서는 분명하게 밀렸다. 이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자신보다 많은 기회를 얻은 경쟁자들과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은 결과를 얻었다. 다음 시즌 역시 지동원에게는 도전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갖고 경쟁해야 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선덜랜드에서 제한된 출전 기회 속에 빛날 기회를 얻을지, 아니면 한 수 아래의 팀에서 스스로 빛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것인지는 전적으로 지동원의 선택이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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