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대신고 박영진 교장은 스승의 날을 맞아 교사들의 소명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생들도 정직이 기반이 된 실력을 갖춰야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손인중 기자 |
제31회 스승의 날을 앞두고 만난 박영진(60) 대전대신고 교장의 말이다. 1978년 처음 교단에 선 후 35년 동안 교육의 길을 걸어온 박 교장의 소신 중 하나는 교사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장은 “사회 전반적인 풍조에서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찾기가 어렵다. 오히려 단순한 월급쟁이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학생들은 밤늦게까지 남아 공부하는데, 젊은 교사들은 시간만 되면 퇴근한다. 학생을 책임지려는 교사의 소명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게 박 교장의 설명이다.
인성교육 재정립을 위해 '가정방문' 부활을 역설했다.
박 교장은 “예전에는 가정방문을 통해 성장배경 등 가정형편에 따라 지도하면서 사제의 정이 쌓여 신뢰가 있었지만, 지금은 지식전달 관계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진심을 느낄 수 있는 교감이 필요하다는 얘기로, 내년부터 가정방문을 부활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한 담임제의 변화도 언급했다. 박 교장은 “우리 학교에서 가장 부러운 교사가 발명반과 사격반 교사다. 교사와 학생 사이에 끈끈한 정이 있다”고 말했다. 지도의 연속성을 위해 동아리 중심의 학급 편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교장은 “모든 건 담임에게 달렸다. 학교폭력, 교권 붕괴 등을 예방하려면 소명의식을 가진 담임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내년에 모든 교사가 담임을 맡는 제도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장은 정직이 가장 큰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학교가 인재, 영재를 육성한다고 하지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바로 정직과 협동”이라며 “세상에 머리 좋은 사람은 많지만, 정직하지 않고, 서로 돕지 않으면 좋은 인재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전대신고에 세 가지가 없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신고에는 4년제 대학 못 가는 학생, 왕따, 그리고 휴대전화가 없다. 대신고가 자랑하는 3무(無)다.
박 교장은 “학생을 포기하지 않고 책임지려는 교사와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교사와 학생의 끈끈한 신뢰가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인재를 육성한 것”이라고 했다.
내년 2월 정년을 하는 박 교장은 “35년 동안 교직생활을 마칠 수 있도록 많은 이가 도와줬다”며 “내년 2월이면 퇴직이다. 자사고로 전환하면 재단의 역할이 커지고 일도 많아지는 만큼, 주어진 역할에 더욱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대담=오주영 문화부장·정리=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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