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교사의 말을 듣지 않고, 학부모들이 교사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주된 이유지만, 사회와 학생들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교사들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한국교총이 스승의 날을 맞아 대전 163명, 충남 106명, 충북 89명을 비롯해 전국 유ㆍ초ㆍ중ㆍ고 및 대학 교원 3271명을 대상으로 한 교원인식 설문조사 결과다.
우선, 교원의 사기와 교직 만족도가 최근 4년간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선생님 자신이나 동료교사들의 교직에 대한 만족도 및 사기가 최근 1~2년간 어떻게 변화됐는가'라는 질문에, '떨어졌다'는 답변이 81%에 달했다.
사기 및 만족도가 상승했다는 비율은 5.7%에 불과했다.
2009년 55.3%, 2010년 63.4%, 2011년 79.5% 등 해마다 떨어졌다는 대답이 증가했다. 이유는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이라는 응답이 29.8%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교사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학부모의 태도' 22.6%, '교직에 대한 사회적 비난 여론' 21.1% 등으로 나타났다.
명퇴신청의 가장 큰 이유에 대해서는 70.7%가 '학생지도의 어려움 및 교권추락 현상' 때문이라고 했고, 교원평가로 인한 교직사회 분위기 변화(19.7%)가 뒤를 이었다.
그래서인지, 스승의 날, 교사들이 제자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선생님, 존경합니다'가 28.2%로 가장 많았다. 또 가장 바람직한 학생유형에 대해, 48.9%가 '인의예지가 갖추어진 예절 바른 학생'이라고 답한 것도 이런 이유라 할 수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교사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현재 학교교육에서 교원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35.8%는 '사회에 학생들의 변화에 대한 이해 부족'을, 32.0%는 '학생생활지도 능력 부족'을 꼽았다. 사고의 틀이 교실과 학교를 벗어나지 못하고, 학생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바람직한 교사 유형에 대해, 87.1%가 '적극적인 사고와 열정이 있는 선생님'이라고 답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교직생활에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에 대한 질문에는 '수업 및 교직생활에 대해 스스로 만족할 때'(27.2%), '졸업한 제자들이 자주 연락하고 찾아올 때'(22.2%), '속썩이던 제자가 바른길로 돌아올 때'(21.6%) 등으로 나타났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스승의 날이면 촌지 등 교직사회의 부정적 단면만 부각되는 양상에 따른 교원의 상실감과 허탈감이 작용한 결과”라며 “스승의 날 취지를 살리기 위해 교직사회 스스로 지속적인 자정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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