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문에는 “성공적인 총회개최를 위해 행사 안내와 협조를 요청하고자 향후 해당 대학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해당 대학에서 협의 일정을 회신해달라”고 명시했다. 구체적인 협조 사항은 추후 협의하겠다는 것이나 대학 측은 협조 요청을 협찬으로 생각하는 분위기다.
공문을 받은 대학 한 관계자는 “각 대학마다 입학률을 높이기 위해서 일선 고교 진학 담당자들의 비위를 맞추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사립 고교 교장들이 행사 협조 요청을하면 들어줄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을 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 사립중고등학교장회 한 관계자는 “전국 사립중고등학교 교장들이 오는 행사이기 때문에 대전지역 대학 홍보를 하기 위한 좋은 자리가 될 것으로 생각돼 각 대학에 홍보를 요청한 것”이라며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도 부산지역 대학들이 홍보의 장으로 활용했다”며 다른 의도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공문에는 참석 대상자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도 포함돼 순수한 전국 사립 중ㆍ고등학교장회 정기 총회의 성격보다는 유력 대선 주자를 위한 정치적 모임으로 전락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대전 지역 고교 한 관계자는 “이날 행사에 교과부 장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 대전시장, 대전시교육감 등 교육계 인사 이외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하는 것은 자칫 잘못하면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본다”며 “특히 여당 유권 대권 주자인 박 위원장이 참석할 경우, 순수한 모임보다는 지지모임으로 비칠 수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대전시 사립중고등학교장회 관계자는 “이날 참석 내빈의 경우, 대한사립중고등학교회에서 통보해준 것으로 대전시 사립중고등학교장회와는 무관한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전사립중고등학교장회는 지역 사립 중고등학교 총 47개교로 구성된 단체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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