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절도단은 고철값이 오르자 양수기는 물론 과수원의 사다리와 냉장고 후판까지 뜯어가는 등 농촌지역을 무법천지로 누비고 있다.
실제로 영인면의 한 마을은 지난주 모내기를 위해 논에 설치한 양수기 10여대가 한꺼번에 절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마을은 경지정리가 됐지만 농사용 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지하수를 끌어다 쓰기위해 양수기를 곳곳에 설치했다.
절도단은 농로를 따라 수백여m씩 이동하며 이곳에 설치된 양수기를 10여대 넘게 훔쳐갔다.
또 공장부지 컨테이너에 있는 냉장고 후판과 마을 상수도 집수장 덮개판까지 뜯어갔지만 주민들은 몰랐다.
농민들은 양수기가 도난 당하자 바쁜 일손을 멈추고 시내에 나와 1대당 10만~30만원에 양수기를 다시 구입해 설치했다. 이처럼 양수기가 절도단의 표적이 되는 것은 이동이 편리하고, 밤새 물을 논에 퍼 올려야하는 양수기의 특성상 주인들이 지킬수 없다는 허점을 노린 표적 절도다.
절도단은 차량으로 이동하며 양수기를 수십여대씩 훔친 후 구리선만 골라 1대당 1만원을 받고, 고물상 등에 팔아넘기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지난 13일에는 인근 천안시 풍세면 일대에서도 양수기 10여대가 이들 절도단에 의해 싹쓸이 도난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농심을 울리는 절도단이 농촌곳곳을 누비며 활개를 치고있지만 농촌 특성상 고령화된 주민들이 대응하긴 역부족 이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농번기를 이용한 농기계 절도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주요 도로 등에 대한 CCTV 판독 등을 통한 범인 검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아산=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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